친윤계·홍준표, '전당대회 연기론' 반대…한동훈 견제 속셈?

친윤계·홍준표, '전당대회 연기론' 반대…한동훈 견제 속셈?

프레시안 2024-05-08 17:58: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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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촉박한 일정을 이유로 애초 6월말~7월초로 전망되던 전당대회를 한 달가량 미뤄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일제히 이에 반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총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과 수차례 갈등을 빚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8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황 위원장의 전당대회 연기론에 대해 "6월 말 7월 초쯤 전당대회를 빨리 해 조기에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그 지도체를 통해 당 혁신을 하자는 것이 어느 정도 총의가 모여졌다고 생각해 가장 적합한 분을 모셔야 된다고 생각해 황 비대위원장을 추천했다"며 "(황 위원장이) 이 상황에 맞게 전당대회를 관리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그렇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논란거리가 생길 수도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 당의 위기 수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비윤계였으나 총선 뒤 윤 대통령과 독대를 가진 이후부터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그냥 조속히 전당대회 열어 당권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 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 임명하고 당 대표 행세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하니 참 가관"이라며 "선수들끼리 하는 전당대회는 한 달이면 충분하다. 안분지족(安分知足)하시고 빨리 전당대회 열어 당대표나 선출하시라"고 황 위원장에게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대패로 끝난 지난 총선을 지휘한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서는 총선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당대회 연기 불가론이 한 전 위원장 전당대회 출마 견제로 해석되는 이유다.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해서도 친윤계와 홍 시장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현재 '당원 100%'인 전당대회 룰이 유지되면, 한 전 위원장에 비해 당에 오래 뿌리를 둔 친윤계가 조직 표를 바탕으로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용이할 가능성이 높다.

친윤계 이철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우리 당이 당헌·당규를 비대위 시절에 바꾼 게 많다. 이건 안정적이지 못하다"며 "이번에는 우리 당원의 뜻에 따라 선출된 당 지도부가 당직자 선출 규정, 공직후보자 공천 경선 규정을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홍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출되지 않고 임명직에 불과한 전당대회 관리 위원장인 비대위원장이 당헌·당규에 손 대는 것은 월권"이라며 이 의원과 비슷한 견해를 폈다.

친윤계인 장제원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대식 당선인도 전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을 당심 100%로 가는 게 맞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개인적 생각은 그렇다"고 했다.

한층 직접적인 한 전 위워장 견제도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출마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당사자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제가 이번에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는 결심을 가진 근저에 작지만 저도 10명 중 한 사람의 공천관리위원으로서 '공천이 선거에 도움이 됐냐 안 됐냐'는 문제를 갖고, 선거 결과 우리가 졌으니까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지난 총선 당 지도부는 자숙해야 한다고 밝힌 셈이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당대표 (선거)는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책임질 사람을 뽑는 선거다. 대선 경선 출마 예정자는 '당권 대권 분리' 당헌상 2025년 9월 8일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 자체가 부적절하고 광역단체장 출마 예정자도 2026년 6월 지방선거 전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할 당대표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썼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친윤계 등의 이같은 반발을 의식한 듯 "전대를 절대로 미루는 게 아니다", "6월 말로 (확정을) 했다가는 약속을 못 지킬 수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한 위원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당으로서는 그렇게 특정인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위원장은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를 열려면 필요 시간이 38일인데, 6월 말로 못박을 경우 5월 20일에는 후보 등록을 시작해야 하고, 원내대표 선출이 9일이니 한 10일이나 돼야 (비대위가) 출범을 하는데 열흘 만에 어떻게 (룰세팅 등 후보등록 준비를) 다 마치겠느냐"며 "야당이 8월 전당대회를 하지 않느냐. 우리가 8월 전에 하면 너무 늦는 건 아닌데 절대로 일부러 늦출 필요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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