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흥행에 기대감 상승
상장 후 ‘따블’ 가능성도 거론
하반기 대어 상장 이끌 방향타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청약에 돌입하며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키며 증거금이 몰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IPO가 하반기 공모시장 분위기를 이끌며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양일 간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IPO를 통해 총 890만주를 모집하며 공모가는 8만3400원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7423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IPO 당시 공모금액 12조75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회사는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청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5거래일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은 201대 1을 기록했다.
국내 기관 1805개, 해외 기관 216곳 등 총 2021개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총 9억8451만1800주를 신청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체 수요예측 참여 물량의 100%가 밴드 상단인 8만34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고, 최대 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45.1%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원스토어 등 IPO 대어들이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며 청약을 앞두고 상장 시도를 철회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IPO를 앞두고 몸값 논란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예상 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회사가 증권신고서 재출 당시 공모가 산출에 활용한 주가수익비율(PER) 31.5배는 받아들이기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주매출도 IPO흥행에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지목됐으나 넘어섰다. 2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445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았는데 이는 전채 공모주식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일부를 공개적으로 파는 것으로 투자금 회수의 성격을 갖는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신규사업을 위해 투자되는 금액이 감소해 주가 부양 탄력이 줄어들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고평가 우려에도 수요예측을 넘어선 만큼 청약에서도 흥행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상장 후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 전망도 나오는 만큼 투자유인이 충분하단 평가다.
다올투자증권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적정주가를 14만4000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공모가 대비 72.7%(6만600원)이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인공지능(AI) 예측모델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상승 확률을 89.3%로 예상했다.
업계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까지 순항할 경우 청약 대어들의 줄상장을 불러올 수 있어 공모시장 분위기를 바꿀 방향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본격적인 시황 회복이 되지 않은 가운데,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은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 및 경기 회복 전환 여부에 따라 대어급 기업의 추가 상장 추진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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