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줄창 저격하는 걸 두고 그가 차기 대선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을 업기 위함이란 평가는 완전히 틀렸다. 홍준표란 정치인을 저렇게 과소평가한다는 게 놀라울 지경이다. 홍준표가 고작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후배 검사에게 머리를 조아린다는 뜻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래도 정치평론을 직업으로 한다는 사람들이 이런 수준 낮은 소리를 떠든다는 게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홍 시장은 19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당을 이끈 황교안· 김종인· 주호영· 김기현· 이준석· 권성동· 정진석· 한동훈 중 누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이준석 대표"라고 답했다. 이건 무슨 말인가. “윤석열 당신이 이준석을 쫓아낸 거 완전히 틀렸소”란 뜻 아닌가. 시쳇말로 엿을 먹인 것이다. 홍 시장이 윤통에게 아부하고 있다는 사람들은 "우리가 야심차게 키운 이준석도 성 상납이란 어처구니없는 누명을 씌워 쫓아냈다"는 홍 시장의 발언은 귀에 안 들리나?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부터 ‘기습 입당’이란 이상한 태도를 보이며 당시 이준석 대표와 대립했다. 홍 시장은 윤통과 4시간 대화하면서 분명히 고언했을 것이다. 당신한테 이준석과 거리를 두라던 사람들 모두 멀리하시라고.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에게도 조언한다. 지금 홍 시장은 윤통 편을 드는 게 아니다. 한동훈에게 은인자중하라고 따끔하게 충고하는 것이다. 홍 시장은 한동훈이 별다른 정치 경험도 없이 또 전면 등판하면 이준석을 내쫓았던 간신배들에게 또 둘러싸인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가덕도 헬기런을 모두 비웃을 때 “야당 대표가 헬기 좀 탈 수 있지”하면서 이 대표 등을 슬쩍 두들겨주던 홍준표는 노련한 애국자다.
첨언하면, 홍 시장은 "내 것을 내 주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또 올렸다. "잡신들의 시기는 무시하라"고도 했다. 이건 무슨 주문일까. 윤통이 고심 중인 '박영선 총리' 말고도 더 큰 걸 양보하란 뜻 아닐까. 보수진영 일부의 반발은 시기심일 뿐이므로 그냥 밀고 가란 뜻 아닐지.
커머스갤러리 송원근 선임기자 / wksong7@cmcg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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