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몸값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올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해 증권가에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성장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평가된 수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부터 22일까지 상장 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수요예측이 끝나면 최종 공모가액을 확정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7만3300~8만3400원으로 이를 공모 후 발행주식수에 곱해 추산한 시가총액은 3조2581억~3조7071억원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동종업계 4개 기업을 선정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한 뒤 할인율(21.4~30.9%) 적용해 선정했다.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은 예상시가총액은 4조7612억원이다. 선정된 기업은 △알파라발(ALFALAVAL) △HD한국조선해양 △콩스버그(KONGSBERG GRUPPEN ASA) △바르잘라(WARTSLIA OYJ ABP)로 평균 PER이 31.5배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비교군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치 측정을 부문별이 아닌 선정 종목 전 사업부문과 비교한다는 점에서 공모가 적정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실적 기준 단순 벨류에이션이 30배 수준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선정기업들이 HD현대마린솔루션과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고 주가도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3년도 연결기준 선박 AS(유지보수, After Service) 부문의 매출이 100%를 차지하지만 비교군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에너지(Energy), 음식·수자원(Food & Water), 엔진기계, 방위·항공(Defence & Aerospace) 등의 사업을 영위중이라는 것.
기업별 유사업종 매출 구성비를 살펴봐도, 조선업 매출비중이 83.1%로 가장 높은 HD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하곤 30~50% 수준이었다. △바르질라 해양 에너지·시스템(Marine Power·Systems) 50.4% △콩스버그 해상(Maritime) 49.7% △알파라발 해양(Marine) 30% 순이었다.
KB증권, 유비에스증권, 제이피모간증권 등도 증권신고서에서 “HD한국조선해양은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장치산업의 특성을 보유해 본사(HD현대마린와 자산구조상의 차이점이 존재한다”며 “나머지 3개사도 유지보수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비교기업 선정결과의 완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15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평가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PER 조선업보다 높은 항공 MRO(유지·보수·정비) 기업들도 유사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밴드가 지정 시 더 높은 가치 측정이 가능했다는 것.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조선업이 최근 불황을 겪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3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가치가 낮게 측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업 고도화와 우수 인력 유치를 통해 회사의 기틀을 확립하고 매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내 왔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마린솔루션의 일반 청약은 25~26일이다. 일반 청약이 끝나면 5월 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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