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정치적 용단' 부추긴 김여정, 하루만에 "접촉도 교섭도 거부"

일본에 '정치적 용단' 부추긴 김여정, 하루만에 "접촉도 교섭도 거부"

프레시안 2024-03-26 21:01: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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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일본 측과 어떠한 접촉이나 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담 성사를 둘러싸고 북일 양측의 접점 찾기가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26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부장이 이날 발표한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일본 측과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루 전 김 부부장은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일본에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납치자 문제 및 안보 사안 등을 거론하지 말라고 요구했는데, 이날 접촉 거부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양측이 물밑 접촉 등을 통해서도 아직 이 사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일본 측은 25일 오후 내각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하여 랍치(납치) 문제가 해결되였다는데 대해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립장을 명백히 하였다"며 "또한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 무슨 핵 및 미싸일(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들었다"고 말해 이날 담화를 발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25일 오후 북한과 관련해 "다양한 루트로 쉬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 계속 노력하겠다"면서도 납치 문제가 해결됐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일본은 력사(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북일) 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 해결될래야 될 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는 일본 수상의 정략적인 타산에 조일관계가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며 '전제조건 없는 일조 수뇌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 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일 수뇌 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의 접촉 거부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저녁 관저에서 기자단과 만나 "하나하나에 대해 말씀을 삼가겠다"며 "일본은 북한과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해 기존 방침 하에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인 25일에 발표한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일본이 납치자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거론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회담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정치적 용단'을 거론하며 "공정하고 평등한 자세에서 우리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존중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위력 강화는 그 어떤 경우에도 일본에 안보위협으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은 또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며 "자기가 원한다고 하여, 결심을 하였다고 하여 우리 국가의 지도부를 만날 수 있고 또 만나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상은 알아야 한다"고 밝혀 일본이 자신들의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북일 양측이 납치자 문제 등을 둘러싸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정상회담 성사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양측이 물밑에서 접촉 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북한이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같은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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