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킷, 피케 셔츠, 팬츠 모두 가격미정 순진. 슈즈 가격미정 자라.
Q
드라마 〈연인〉 파트 1이 막을 내렸어요. 첫 사극이었는데 무사히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말투, 의복, 시대 환경 모든 것이 지금과 너무 다른 세상에 뚝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처음이라 미숙해서 적응해야 할 것이 많았어요. 그래도 많은 선배님이 주변에서 도와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파트 2 촬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파트 1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파트 2에서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연인〉에서 맡은 소현세자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역사 속 인물입니다. 이 역할을 위해 14kg을 감량했다고요. 이 외에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준비한 것들이 있나요?
바로 전 작품에서 운동선수 역할을 맡아 살을 찌웠었죠. 이제 소현세자가 돼야 하는데, 전쟁 중에 볼모로 잡혀가야 하는 캐릭터가 너무 건강한 모습일 수는 없으니 감독님과 상의해 감량하게 됐어요. 그리고 역사 서적이나 미디어에서 실제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소현세자의 삶에 닿으려고 노력했고요, 힘들었던 시간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공감해보려고 했죠.
팬츠 가격미정 프라다.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어렵나요, 아니면 상상 속 인물을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게 더 어렵나요?
둘 다 어렵죠. 그래도 굳이 꼽자면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상상 속 인물은 기본 틀 없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고,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인물을 만들어나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실존 인물은 실제 사실에서 뻗어나가야 하니까 어려움이 있죠.
Q
이번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뭐였어요?
캐릭터에서 김무준의 흔적을 어떻게 지울까 하는 것이요. 소현세자와 실제 제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완전 상반되는 특징도 있거든요. 그래서 연기하면서 제 실제 말투나 작은 행동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올까 봐 제어하려고 노력했어요. 또 이걸 반대로 생각하면 재미있는 점이 되기도 하는데요, 소현세자로 살면서 평소에는 제가 하지 않는 새로운 습관을 갖게 돼 그 점은 재밌게 느껴졌어요.
Q
소현세자와 어떤 점이 같고, 또 달랐나요?
일단 소현세자와 제 나이가 거의 비슷해요. 지난해 〈연인〉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가 스물다섯이었거든요. 소현세자도 병자호란을 겪던 시기에 제 또래였어요. 어찌 보면 적은 나이는 아닌데, 또 그 시기에 경험하게 되는 미숙함이 있잖아요.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시대의 경험이겠죠.
Q
〈연인〉은 아름다운 영상미로도 극찬받았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촬영했다고 들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순간이 있나요?
대관령 꼭대기에서 했던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동이 틀 즈음부터 노을이 질 때까지 찍었거든요.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여러 봉우리가 눈에 띄었는데, 그 봉우리 사이로 안개가 꼈다 사라졌다를 계속 반복하는 거예요. 정말 절경이었어요. 그날은 볼모로 잡혀가는 장면을 찍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이 쫙 펼쳐진 들판에 배우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이 있는 걸 보니, 볼모로 잡혀갈 당시의 소현세자 감정이 조금은 추측되더라고요.
Q
캐릭터상 남궁민 배우와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호흡은 어땠나요?
남궁민 선배님과 같이 연기를 할 때는 그냥 홀려 있는 것 같아요. 끝나고 나서도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냥 홀린 듯 하는 거예요.(웃음) 촬영 전후에 “소현아”라고 부르시면서 여러 조언과 아이디어를 주세요. 이렇게 하면 너가 더 돋보일 수 있을 거라고, 이렇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Q
지금 연기를 전공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유년 시절부터 배우를 꿈꿔왔나요?
평소와 같은 날에 영화관에서 〈국제시장〉을 보고 나왔는데, 문득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난을 이겨내는 스토리나 서사가 있는 작품을 좋아하거든요. 실제 제 성격도 그렇고요. 그날 그 영화가 무척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께 연기 학원에 가고 싶다고 말을 했고, 연기를 전공하게 됐어요.
크롭트 재킷, 티셔츠, 데님 팬츠 모두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배우 김무준에게 고난을 이겨내고 끈기가 생기는 순간들이 있다면요?
조금만 참고 견디면 뭔가 완성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때가 있어요. 연기도 그렇고요, 사소하게는 운동도 그래요. 결국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계속 해나가는 동력을 주는 것 같아요.
Q
최근에 성취감을 느낀 순간을 공유해준다면?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선물을 했어요. 삶의 버킷 리스트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가족들에게 선물을 해주는 거였거든요.(웃음) 밤에 비행기 표를 끊어 제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서 선물을 사드리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는데, 다시 올라오는 그 비행기 안에서 정말 너무너무 좋더라고요. 행복하고. 그리고 바로 매니저, 회사 식구들에게 감사의 연락을 했어요. 덕분에 제 작은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요.
Q
〈연인〉 첫 방송을 본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하네요.
처음 작품을 찍었을 때는 저도 신기하고 가족들도 신기해했는데, 이제는 연락이 없으세요. 그래서 이번엔 제가 먼저 연락드렸더니 첫 화로는 아직 말하기 어렵고 좀 더 보고 말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한 4화쯤 방송됐을 때 너무 재밌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니트 톱 7만6천원 르마드. 팬츠 19만원 코스.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부모님께서는 처음부터 배우의 꿈을 응원해주셨나요?
속으로는 응원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말로 직접 하시진 않았어요. 다만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지원은 다 해줄 수 있지만, 반드시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가르치셨거든요. 그래서 “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네, 맞아요. 먹는 것 빼고는 무엇이든 도전해보는 편이에요.(웃음)
Q
연기로 진로를 정하고 도전도 순탄했던 것 같지만, 혼란의 시기를 겪은 적도 있나요?
누구나 슬럼프를 겪는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걸 어떤 방법으로 이겨내느냐가 중요한데, 저희 회사의 한소희 선배님이 해주신 말을 듣고 잘 이겨낸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려 누나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빈틈투성이인 제가 서울에 올라와 연기를 하게 되면서 대혼란을 겪었거든요. ‘이게 맞을까? 내가 잘하고 있나?’ 하고 저 자신에게 계속해서 되묻게 되더라고요. 그때 누나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힘들어도 되고 울어도 되니 마음껏 슬퍼해라. 그런데 무너지지만 말고 버텨라. 아직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은데, 이런 혼란을 겪으면서 결국 단단해지는 거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때 그 말이 저한테 너무 큰 위로였어요. 그 후론 제 주변의 저와 비슷한 감정을 겪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 말이 큰 힘이 됐었는데, 너에게도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감히 한번 말해본다”라며 말해주곤 해요.
흐르는 물 같은 배우요. 꼭 배우로서가 아니더라도 흐르는 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이 흐르는 과정을 보면, 중간에 바위가 있든 나무가 있든 결국은 흘러가게 되잖아요. 그게 꼭 사람의 인생 같아요. 어떤 고난이 닥쳐도 결국은 극복해내는 그런 삶이요.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 34만8천원, 크롭트 데님 재킷 가격미정, 데님 팬츠 28만8천원 모두 순진.
Q
아직 파트 2 촬영으로 바쁘지만, 촬영이 모두 끝나면 뭘 하며 쉬어 가고 싶어요?
촬영이 없는 날에는 운동을 하고 새로 개봉한 영화나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를 챙겨 보곤 했는데요, 파트 2 촬영이 끝나면 피아노를 배워볼 생각이에요. 원래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특히 피아노 연주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한 곡을 정해 완곡 연주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잘될진 모르겠지만 평소처럼 일단 도전해보려고요!
Freelance Feature Editor 황보선 Editor 김미나 Photographer 오재광 Stylist 문승희 Hair 박규빈 Makeup 강석균 Art designer 김지원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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