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도심하천 온천천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던 50대 여성이 사흘 만에 숨진 채로 발견돼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센 물살 이기지 못하고...
부산의 한 시민은 2023년 9월 23일 0시 15분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부근 수영강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직후 소방 당국과 경찰, 해경 등은 현장으로 바로 출동해 시신을 인양했습니다.
이후 유가족과 함께 확인한 결과, 실종된 50대 여성이 맞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여성은 지난 2023년 9월 20일 오후 5시 48분께 부산 금정구 부곡동 온천장역 하부 온천천 물이 갑작스럽게 불어나자 교각을 붙잡고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는 당시 119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몸에 로프를 묶어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졌습니다.
거센 물살을 이기지 못한 여성은 손에 힘이 풀리면서 그대로 실종됐습니다.
부산시 도시침수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온천장역 북측(사고 지점에서 50여m 거리) 하천 수위는 오후 5시 16분 0.48m였으나 5시 23분 '관심' 단계인 0.5m까지 올랐습니다.
곧이어 5시 48분에는 1.25m까지 물이 차올랐으며 사고 추정 시각인 오후 5시 55분엔 1.61m로 3배 이상 급격히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소방본부는 실종된 여성을 찾기 위해 소방헬기까지 동원하는 등 온천천과 수영강 일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습니다.
“보고 열어줬어야지” VS “일일이 확인 어려워”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고 당시 구청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신고가 들어왔는데도 부실한 재난감시 폐쇄회로(CC)TV 감독 탓에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라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복수 매체에 따르면 실종된 50대 여성은 차단된 하천 '원격 진출입로 시스템'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관계자는 "장마철을 앞두고 폭우 때 온천천 산책로 통행을 막기 위해 구축한 원격 진출입로 시스템이 관리 부실로 인해 산책로를 빠져나가려는 시민을 되레 막은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실종 사고가 발생한 온천장역 인근에는 재난감시용 CCTV가 총 3개 설치돼 있는 바, 부산시 재난안전상황실에선 기상 특보 등 위급상황이 벌어지면 이 CCTV 화면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각 구·군에서도 해당 영상을 열람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 당일, 시와 구청 모두 실종자가 온천천을 진입하는 모습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이 "여성이 고립됐다"라는 신고를 접수한 오후 5시 48분쯤 보다 3분 가량 앞선 오후 5시 45분께, 금정구청으로 실종자로 추정되는 A씨의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금정구에 따르면 A씨는 "안에서 걷고 있는데 물이 차오른다"라며 도움을 요청했고, 구청 직원은 "출입문을 통해 빠져나가라"라고 안내했습니다.
경찰 측 관계자는 "5시 40분쯤 A씨가 온천장역 인근 37번 진입로로 빠져나가려 한 모습을 CCTV로 확인했다"라고 밝혔으나 해당 진입로는 이미 11분 전 금정구에 의해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이 같은 정황에 한 관계자는 "당시 구청에선 해당 CCTV로 A씨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계자는 "구청 측에서 일찍 A씨를 확인해 문을 열어줬다면 빠져나갈 수 있었다. 비상시 문을 열 수 있는 버튼도 있었으나 A씨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습니다.
구청의 직원은 이와 관련해 "CCTV는 단순 출입문의 정상 작동을 관리하는 용이라 위급한 상황 발생 시에 하천 출입을 감시하진 않는다"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이 직원은 "설치된 게이트만 39개이고,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긴 어렵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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