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현대자동차가 추진 중인 인기 대형 SUV ‘팰리세이드’ 증산 계획이 이번에는 시간당 생산 대수를 늘리는 이른바 ‘볼륨업(UPH)’에 발목이 잡혔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사측의 팰리세이드 증산 계획에 뒤늦게 반기를 들었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팰리세이드가 생산되는 울산4공장의 물량을 일부 이관하는 조건으로 팰리세이드 증산에 합의했다. 생산을 연간 2만대가량 늘려 늘어나는 미국 수출 물량에 대응하자는 것이었다. 합의 과정에 잡음이 있긴 했으나, 끝내 합의되면서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증산에 기대를 걸었다. 노조 입장에선 노동강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일감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조가 시간당 생산량을 늘려 증산하려는 사측의 계획에 “결사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사측의 요구대로 생산량을 시간당 2.5대 늘리면 노동강도를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조는 “오히려 시간당 생산 대수를 2.5대 줄여도 시원치 않을 판”이라며 “증산이야말로 사측을 이롭게 하는 길을 개척해 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시간당 생산 대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특근 등을 통해 충분히 증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노조는 “사측의 볼륨업은 ‘공짜 노동’을 강요하기 위한 장기적인 설계”라며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측의 권모술수”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노조가 거세가 반발하면서 노동계 리더로 꼽히는 안현호 금속노조 현대차 노조 지부장이 직접 설득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팰리세이드는 인기만큼이나 악명 높은 출고적체로 유명하다. 애초 현대차가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도 있지만,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다 보니,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선 증산이 꼭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만 연간 8만대가 넘게 팔리고 있다.
현대차는 속이 탈 지경이다. 가장 인기 있고, 수익성 높은 모델임에도 증산 때마다 노조가 반대하면서다. 급기야 “인기 차종이면 뭐하나”, “이래서야 장사하겠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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