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발표…법인세율 인상 고수·물가 상승률 2%대 전망
노동인구 확충 위해 보육 지원·연금세제 완화…에너지 비용 지원 연장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정부는 올해 예상과 달리 경기침체에 들어가지 않고, 연 10% 이상이던 물가 상승률도 연말에 연 2.9%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러미 헌트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예산안을 발표하며 올해 영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는 기술적으로 2개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는 예산책임청(OBR) 전망을 인용해서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은 -0.2%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작년 가을에 내놓은 전망치 -1.4%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OBR은 또 물가 상승률이 작년 4분기 연 10.7%에서 올해 말에 연 2.9%로 급락한다고 봤다.
나랏빚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92.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헌트 장관은 "엄청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영국 경제를 의심한 사람들이 틀렸음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건전성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으며, 앞으로도 경제 안정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대규모 감세 정책 등으로 금융시장을 뒤흔든 뒤 소방수로 투입됐다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노동 인력을 늘리기 위해 보육비 지원을 확대하고 연금 세제를 개편한다.
젊은 부모들이 일터에 나오도록 무상 보육을 확대해서 2025년 9월부터는 일하는 부모의 1∼2세 영유아 자녀에게 주 30시간을 제공한다.
전문직 조기 은퇴를 막기 위해 연금 적립액에 대한 추가 세금을 없애고 면세 기준을 올린다.
영국은 코로나19 이후 인력난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에너지 비용 지원을 연장해서 평균 가계 연 에너지 요금 상한을 2천500파운드(398만원)로 유지한다. 당초 4월에 3천파운드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보수당 내 일부 압박에도 불구하고 법인세율은 예정대로 19%에서 25%로 올린다.
국방비 지출을 5년간 110억파운드(17조5천억원) 확대해서 2025년까지 GDP의 2.25%로 올린다. 정부는 이에 앞서 2년간 50억파운드를 늘린다고 발표했다. 다만, GDP의 2.5% 목표 달성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양자 컴퓨터, 탄소포집, 인공지능(AI) 연구 등에 투자를 늘리고 원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원자력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분류한다.
한편, 이날 공공부문 노조원 약 50만명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공무원, 교사, 전공의와 지하철 등 노조가 이날 총리실과 의회 주변에서 시위를 벌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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