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최종 조정 진행"…美 "이란 주장은 가족 고통 가중할 뿐"
(테헤란·워싱턴=연합뉴스) 이승민 이상헌 특파원 = 이란과 미국이 죄수 교환 협상 초기 합의를 이뤘다고 국영 IRIB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이를 "거짓"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IRIB를 통해 "미국과 죄수 교환을 위한 초기 합의가 이뤄졌으며 조만간 실제 교환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이란) 측에서는 모든 준비를 마쳤고, 미국 측에서 최종 기술적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몇 차례 서방과 죄수 맞교환을 제안했었다.
이란 내 구금 중인 미국인의 대표적인 사례는 시아마크 나마지(51)다.
그는 2016년 미국 정부를 위한 간첩 행위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아버지 바게르(86)는 이란에서 구금 중 건강이 악화해 지난해 10월 치료를 위해 석방됐다.
이란·미국 이중국적자인 에마드 샤르기(58), 이란·미국·영국 삼중 국적자인 모라드 타흐바즈(67)도 현재 테헤란 에빈교도소에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미국이 죄수 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유엔, 카타르, 스위스가 이를 중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중동 지역 두 국가가 이번 협상을 중재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10여명의 이란인이 미국에 구금 중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측 보도 직후 AP통신에 "(억류자) 가족의 고통을 가중할 뿐인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합의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린 이란에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재회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이란이 부당하게 구금한 미국 시민의 석방에 합의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이는 나마지, 샤르기, 타흐바즈의 가족을 더욱더 가슴 아프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과 미국의 죄수 협상 문제는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문제와 맞물려 주목받았다.
한국에는 현재 70억 달러가량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동결돼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2018년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계좌가 동결된 것으로, 이는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는 몇몇 이란 언론이 지난주 미국과 죄수 교환과 함께 한국 내 동결 자금도 풀릴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과거에도 이란은 죄수 교환·동결 자금 문제 해결이 임박한 것처럼 발표한 적이 있었지만, 아직 실제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초 한국 내 동결자금 해제는 JCPOA 복원 협상이 타결되면 수감자 석방과 함께 초기 단계의 이행 조치가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JCPOA 복원 협상은 여러 가지 쟁점으로 난항을 겪으며 지난해부터 교착에 빠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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