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는 경남농업] ③ '수박특별시 경남 함안'…200년 전통이 만든 최고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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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경남농업] ③ '수박특별시 경남 함안'…200년 전통이 만든 최고 품질

연합뉴스 2023-03-12 09:00:07 신고

3줄요약

오랜 재배 역사와 기술력 바탕…'전국 최초·최대·최고' 수식어

겨울수박 전국 생산량 70% 차지…일본 수출, 몽골엔 재배기술 전파

[※ 편집자 주 =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에 직면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남에서도 농업인력과 경지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실적은 국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등 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와 농협, 농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농가를 살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작물을 소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의 모습을 매주 한 차례 소개합니다.]

함안 수박 함안 수박

[촬영 김동민]

(함안=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경남 함안군은 한해 5만여t 이상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수박 재배지다.

지난해 기준 1천320 농가가 1천470㏊에서 여름·겨울 수박을 재배했다.

재배면적은 경남서 89%이며, 전국 기준으로 약 15%를 차지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시설 수박만 포함한 것이다.

한해 수입은 660억3천200만원에 달한다.

군 전체 농가 소득의 16% 수준이다.

함안 수박은 지난해 홍콩에 50t가량 수출했다.

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 실적이 감소했지만,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함안 수박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 함안 수박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

[촬영 김동민]

함안 수박의 역사는 2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1800년대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 남강변 일대에서 재배를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재배 역사가 긴 만큼 재배 기술도 앞서며, 품질도 최고로 인정받는다.

시설 재배 이전에는 종이, 대나무 등으로 삿갓 모양 막을 만들어 서리를 피했다.

1953년에는 호박 등 다른 작물 뿌리를 붙여 재배하는 접목재배가 도입됐다.

1970년대는 비닐·펜 타이트 파이프 보급으로 비닐하우스 재배 면적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수박 주산지로 거듭나게 됐다.

함안 수박은 '최초, 최고, 최대' 등 각종 수식어가 항상 붙는다.

함안 수박은 품질을 인정받아 1995년에 까다로운 일본인 입맛을 사로잡았다.

2001년에는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해 함안군농업기술센터에 수박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2007년에는 씨 없는 수박과 컬러 수박 실용화에 성공했다.

이는 네덜란드의 한 업체와 협력 체결을 통해 기술을 익힌 것이다.

"함안 겨울 수박 맛있습니다" "함안 겨울 수박 맛있습니다"

(함안=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상 소설(小雪)인 2022년 11월 22일 경남 함안군 군북면 한 농가에서 조근제 군수(왼쪽부터)와 농민 김홍식 씨, 박진석 함안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수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함안은 겨울 수박 전국 1위 생산량을 자랑하며 당도가 높아 맛있다. 2022.11.22 image@yna.co.kr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아 2008년에는 수박 작목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됐다.

이듬해에는 수박생산자 조직체인 함안 수박생산자협의회를 구성했다.

모두 함안 수박이 '전국 최초'로 달성한 것이다.

2016년에는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으로부터 수박 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주력 상품인 겨울 수박은 존재감이 더 크다.

겨울 수박 생산량은 3천600t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도매시장 반입량 기준 전국의 약 70%다.

여름 수박에 비해 재배면적이 넓진 않지만, 전국 최대 생산량이다.

군의 겨울 수박 재배면적은 107㏊다. 군북면 월촌리, 법수면 백산리 등 251 농가에서 생산한다.

맛을 결정하는 당도가 11∼12브릭스로 여름 수박과 비슷해 인기를 끈다.

설 제사용품, 음식점이나 술집의 과일 안주 등으로 팔려나간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 수박은 여름은 물론 겨울 수박도 달고 맛있다"며 "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박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 생산자 땀방울, 군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비롯해 200년 넘는 역사를 통해 최고 품질이 완성된 것이다"고 자랑했다.

이에 지역에서는 '여름에는 함안 수박, 겨울에도 함안 수박'이라는 자랑과 자부심이 섞인 말이 나온다.

당도 높은 함안 겨울 수박 당도 높은 함안 겨울 수박

(함안=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상 소설(小雪)인 2022년 11월 22일 경남 함안군 군북면 한 농가에서 측정한 겨울 수박 당도. 11.2 브릭스로 여름 수박과 비슷하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 한국 지방자치 브랜드 대상, 세계 농업 기술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며 수박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몽골에 수박 재배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함안은 남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강 주변 지역에 위치한다.

연중 기온이 온난하고 일조 시간이 긴 지역적 특성으로 당도가 높고, 육질이 우수하다.

9월∼10월 파종해 11월∼이듬해 6월까지 2회 정도 수확하는 촉성재배가 가능하다.

특히 겨울철 평균기온은 2.1도로 높아 초기생육 부진 등이 없다.

조근제 군수 "함안 겨울 수박 맛있습니다" 조근제 군수 "함안 겨울 수박 맛있습니다"

(함안=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상 소설(小雪)인 22일 조근제 함안군수가 경남 함안군 군북면 수박 농가에서 겨울 수박을 시식하고 있다. 함안은 겨울 수박 전국 1위 생산량을 자랑하며 당도가 높아 맛있다. 2022.11.22 image@yna.co.kr

이러한 지리·기후적 특징으로 타지역과 비교해 출하 시기가 빨라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으로 대한민국 '수박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겨울 수박 재배가 쉽지 않지만, 우리 군 수박은 생산량과 맛이 전국 최고"라며 "수박 농가와 군 자부심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조 군수는 앞으로도 수박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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