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강서구에서 산후우울증을 앓고있던 A씨가 시험관으로 얻은 생후 2개월 된 아기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1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진혁)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난임으로 인해 시험관 시술을 통해서 아기를 얻게 되었지만, 출산 당시 아기의 건강이 좋지 않아 장애아가 될 것을 염려했다.
또한 출산 이후 집에서 아기가 울고 보채자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이윽고 남편이 방 안에서 잠든 사이 '아기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A씨는 범행 이후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A씨는 각고의 노력 끝에 아기를 가졌는데도 출산, 양육 등을 거치며 자책감 등으로 우울 증상을 겪다가 아기를 살해하게 됐다”라며 “범행을 저지르던 과정에서 아기를 살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산후우울증에 빠져 범행을 저지르는 등 일정 부분이나마 참작할 만한 여지가 있다”며 “남은 생애 동안 스스로 어린 자녀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형벌과 다름없는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산후 우울감 경험한 산모 52.6%..심하면 극단적 선택까지
한편 A씨뿐만 아니라 많은 산모들이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보건복지부의 ‘2021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분만 후 산후 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52.6%로 2018년(50.3%) 대비 2.3%p 올랐고, 출산 후 일주일 동안의 산후 우울 위험군 역시 42.7%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산후 우울감 증상은 대개 분만 후 2~4일 이내에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불안이나 초조함을 느끼거나,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등 극도의 감정변화를 겪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감정 기복이 잦아지고,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 산후우울증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방법이 있는데 수유시기와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에 유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처방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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