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를 알아가는 전형적인 러브스토리의 진척을 붙잡는 건, 전 애인 수연(목규리)의 존재. 미련으로 가득한 석우는 수연에게 당당하고 싶어 탁구대회를 나간다고 선언한다. 한때 탁구 선수였던 영애와 연습을 강행하고, 마침내 대회 날 수연이 MP3를 두고 간 걸 알게 된 석우의 감정은 무너진다. 끝을 실감하고 나니 계절은 겨울이 된다. 버스를 몰아 집 앞까지 바래다주는 일, 터미널 벤치에 앉아 나눠 먹는 귤 한 조각과 자판기 커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현실적인 일상이 내내 온기를 더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듯 시종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신비로운 전파사를 통한 판타지 장르적인 재미, 열띤 랠리가 이어지며 스포츠영화 같은 박진감도 선사한다. “버리고 싶은데 잃어버린 척하는 게 아닐까요?” 대사처럼 감독은 무언가를 상실한 이들이 내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시작하는 사랑의 순간을 담는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에디터/ 안서경 사진/ 영화사 진진 제공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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