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못가 '방광염'...건설 현장 화장실법 구체화 될까

화장실 못가 '방광염'...건설 현장 화장실법 구체화 될까

한스경제 2022-11-11 13: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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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건설현장 화장실 및 편의시설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월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건설현장 화장실 및 편의시설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신축 아파트에서 종이에 쌓인 인분이 발견되는 등 건설현장 화장실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이 국민 주거안전과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건설현장의 화장실 설치를 규정을 현실화하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해당 법률안은 건설근로자들이 화장실로 겪는 불편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건설현장 화장실 설치 시 인원과 이용 편리성을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건설현장 화장실 설치 규정은 시행규칙에 위임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현장으로부터 300m 이내에 설치하도록 하는 거리 규정만 있을 뿐 인원수나 편리성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고층 건축물이 많은 건설현장에서는 300m라는 규정이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은 현장에서 급한 용변을 해결하고 시멘트로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시 신축 아파트에서도 하수관과 싱크대 주변에서 종이에 쌓인 인분이 발견된 적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일부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는 하도급업체 직원의 화장실 출입을 통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몰매를 맞은 바 있다. 지난달 4일 조오섭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LH 아파트 건설현장 176곳 중 11곳은 도급업체의 화장실을 하도급업체 건설노동자들에게 개방하지 않고 있었다.

LH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올해 10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화장실 설치 기준과 개선 방향, 운영관리 등을 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전반적인 근로자 설문조사를 실시해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장실이 부족한 곳은 아파트 건설현장 뿐만 아니다.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근로자들을 위한 간이 화장실조차 부족해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영지부가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인권 경영 평가’를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의 변기 수는 남성 화장실 모두 97개, 여성 화장실 25개로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사업장 화장실 설치‧운영 가이드라인’ 내 남녀 변기수의 21.2%, 46.9%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 화장실을 참다 방광염에 걸리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공장 시공을 맡은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안전문제와 공간의 부족함 등을 이유로 밝히며 개선책을 찾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근로자들은 여전히 화장실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하해성 플랜트노조 경인지부 정책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회적으로 이슈화 된 이후 한 동안 생산동 각 층에 화장실을 개통하는 등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한 층만 쓸 수 있게 됐다”며 “1층에서 6층 중 4층 화장실만 노동자들이 쓸 수 있고 나머지는 생산동 직원들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이 1개 층이지 보통 아파트의 3개 층 높이기 때문에 1층에서 4층까지 화장실로 오르려면 약 9층의 높이를 올라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1, 2층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차라리 옆 주차동의 화장실로 가거나 리어카식 간이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옆 동의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서는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팀워크가 중요한 일인 만큼 자리를 오래 비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대수 의원은 이러한 문제가 화장실의 부재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 상주하는 인력이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화장실 설치 비율과 현장으로부터 먼 거리에 설치된 화장실로 인해 근로자들의 건강과 기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가장 기본적인 생리현상조차 마음 편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건설현장의 보건위생을 현실화해 건설 근로자들의 건강과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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