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인터뷰①] ’봄날의 햇살‘ 테니스 박소현, 윔블던의 하얀 옷을 향해

[st&인터뷰①] ’봄날의 햇살‘ 테니스 박소현, 윔블던의 하얀 옷을 향해

STN스포츠 2022-08-06 12:01:48 신고

3줄요약
한국 여자테니스 간판 박소현. 사진|이형주 기자(성남)
한국 여자테니스 간판 박소현. 사진|이형주 기자(성남)

[성남=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여자테니스의 박소현(20·성남시청·CJ 제일제당 후원)이 꿈의 무대로 천천히 다가서고 있다. 

7년 전인 2015년 한 소녀가 테니스계에 낭보를 선물했다. 소녀의 이름은 박소현. 그는 2015년 2015년 호치민 ITF 주니어 서키트(Grade5)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박소현의 나이는 13세 23일 밖에 되지 않았고, 이를 통해 한국 선수의 최연소 국제 대회 우승 기록을 썼다. 

이후 7년이 흘렀지만 박소현의 나이는 아직도 20세다. 그러나 그 시간을 전혀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성장을 거듭해온 박소현이다. 이미 8월 6일 현재에도 장수정, 한나래에 이어 국제여자테니스협회(WTA) 랭킹서 한국 3위에 올라있다. 또 1년 미뤄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핵심으로 활약할 것이 유력하다. 여러 사안을 고려했을 때 한국 여자테니스계의 중심으로 향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박소현에게 안주란 없다. 4대 메이저대회라 불리는 호주 오픈, 윔블던, 롤랑가로스, US 오픈을 목표로 계속 정진 중이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어려웠던 상황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훈련에 매진했던 박소현이다. 그 힘들었던 시간을 활주로로 삼아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STN스포츠는 테니스만을 생각하는, 봄날의 햇살 같은 그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번 인터뷰는 총 3편으로 나뉘어 나가게 된다. 1편에서는 박소현의 테니스 커리어 그 자체에 대해, 2편에서는 신세대 소녀인 박소현에 대해, 3편에서는 기부 천사라는 말이 어울리는 박소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조명해본다. 

[st&인터뷰①] ’봄날의 햇살‘ 테니스 박소현, 윔블던의 하얀 옷을 향해
[st&인터뷰②] ’테니스 홀릭‘ 박소현 “에스파 노래를 듣고, 아이유 노래를 불러요!”
[st&인터뷰③] ’기부천사‘ 테니스 박소현, “혼자는 할 수 없었던 일이니까요”

테니스복을 입고 태극기를 두른 박소현. 사진|CJ 제일제당
테니스복을 입고 태극기를 두른 박소현. 사진|CJ 제일제당

Q.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진부할 수도 있지만 먼저 정석적인 질문을 먼저 던지고 싶습니다. 테니스 선수 박소현에게 테니스란 뭘까요?

▶음…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웃음). 제 심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사람들에게 있어 심장이 안 뛰면 안 되듯이, 저의 경우에는 테니스 없으면 안 되니까! 제 (인생의) 일부분이자, 저를 가장 가슴 뛰게 만드는 것이에요. 또 저를 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저라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기도 해요. 

Q. 아하! 테니스가 그런 의미이군요. 혹시 그러면 그런 테니스는 어떻게 시작을 하게 되신 건가요?

▶아버지(박소현의 아버지 박창희 씨는 국가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테니스인이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시작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어머니는 테니스와는 관련이 없으셨지만, 제가 테니스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어요. 

Q. 부모님이 테니스 선수가 된 딸을 엄청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아요. 특히 테니스인이었던 아버지께서는 더 자랑스러우실 것 같은데요.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평소에 티는 잘 안 내시는데(웃음), 특히 아버지께서는 테니스장을 운영하고 계신데, 지인 분들께 ‘여기 박소현이 제 딸이에요. 절 닮았죠?’라고 자랑하시기도 해요(웃음). 제가 언니가 있는데, 언니만큼 애교가 있지도 않고 무던한 딸이지만 오글거리는(?),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말 같은 것을 제가 부모님께 반대로 하곤합니다.

Q. 이제 테니스 커리어를 한 번 돌아볼게요. 2015년 호치민 ITF 주니어 서키트(Grade5)에서 한국 선수 최연소 국제 대회 우승 기록(만 13세23일)을 세웠어요. 낭보였는데. 그 때의 기억을 들려주실 수 있나요?

▶사실 그 대회는 여전히 안 잊혀지는 대회예요. 첫 (해외) 대회기도 하고, 투어 선수로 (시니어가 아닌) 주니어지만 한 발씩 내딛는 순간이었어요. 사실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우승하고 오자. 무조건 타이틀을 가져오자’ 이런 것보다도 ‘점수 1점이라도 더 가져오자 생각을 했었어요’. 대회 때도 모든 것이 신기하고. 선수들을 보면서 ‘멋있다’라고 속으로 생각했죠.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갔던 대회였어요.

그런데 예선 때부터 뛰면서 ‘어! 뭔가 이 멋있는 선수들이랑 경쟁이 되는구나’. 점수 1점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돼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게 됐어요. 그런 것이 하나, 하나 쌓이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승해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에는 또 다른 목표를 그리게 됐어요. 시니어 프로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보자. 그래서 안틸리아 대회는 테니스라는 큰 무대에서 제게 큰 동기부여를 준 대회라고 할 수 있어요. 제 테니스 선수로서의 터닝 포인트였죠.

피트니스 훈련 중인 박소현. 사진|이형주 기자(강남)
피트니스 훈련 중인 박소현. 사진|이형주 기자(강남)

Q. 2018년에 큰 성장을 이루면서 2019년의 성과들에 대한 발판을 놓은 것 같아요.

▶저한테 있어 2018년은 성장의 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힘든 해였기도 했어요. 성장하 만큼 제가 가진 목표치가 올랐고. 또 이루고 싶은 것이 많아지다보면 실망도 많아질 수도 있잖아요? 마냥 좋을 수 없고,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으니까. 이덕희배 우승, ITF 퍼스트 샤인 유럽 슈퍼시리즈 우승 등 좋은 기억도 있었죠. 하지만 그러면서 부상도 겪었고 그런 과정에서 더 잘하기 위해서는 2~3배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던 것 같아요. 

Q. 결국 그 과정을 통해 ITF 프로 단식 첫 우승을 만들었어요. 터키 안틸리아에서 2019년 16세 9개월의 나이로 우승을 거머쥐었는데요. 그 때는 어땠나요?

▶사실 당시에는 너무 힘든 기억이 많았어요. 많은 대회를 치르면서 (체력적 부담이 있는 상태로) 들어간 대회였어요. 막 갔을 때는 ‘잘못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조금 있었죠. (장소가) 생소하기도 하고 상황도 ‘내 능력을 잘 뽑아낼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게 했어요.

하지만 아직도 신기한 건데, 저는 극한에 몰리면 더 능력 발휘를 잘 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한계로 모는 스타일. 안틸리아 대회도 좋은 컨디션도 아니었고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런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내 능력을 보여주자’고 한 것이 우승까지 연결된 것 같아요. 

Q. 그해 2019 롤랑가로스 주니어 대회에서 단식 8강, 복식 4강을 밟았어요. 다른 대회도 의미있고, 주니어 대회이기는 하지만 그랜드슬램이 열리는 장소서 경기하면서 느낀 것이 많았을 것 같은데. 맞나요?

▶저는 동생들에게 ‘무조건 주니어 그랜드슬램을 가봐’라고 추천해요. 왜냐하면 주니어 대회지만 테니스 선수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 같거든요. 동기 부여라든지, 목표 같은 것도 정말 많이 바뀌어요. 심장이 떨리고, “이것이 ‘설렌다’라고 말하는 감정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제가 단식에서 레일라 페르난데스와 싸우기도 했는데.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당시 실력 차를 느끼기도 했어요. 하지만 열심히 하면서 그 선수들의 장점을 흡수해버린다면 시니어 대회에도 충분히 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저는 제가 했던 모든 대회 중 다시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대회를 말하면 그 대회를 뽑아요. 지금도 생생해요. 

Q. 그 마음가짐이 통한 것 같은데요? 국제테니스연맹(ITF) 스페인 마르베야 컵(총상금 2만5천 달러)에서 다시 우승을 거머쥐어요.

▶사실 마르베야 갈 때만 하더라도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어요.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파이널 세트에서 6-9로 지고 있던 적이 있었어요. 상대는 매치 포인트였어요. 웬지 모르겠는데. ‘나를 믿자’, ‘저 선수가 나를 이기고 테니스장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게 하자’라는 마음을 품었죠. 고비를 그렇게 한 순간, 한 순간 넘기면서 1회전 탈락도 가능했던 제가 우승을 차지했던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신기해요. 사실 꼭 좋은 순간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 수 있어요. 오히려 힘든 순간에도 의심하지 않고 믿고, 쏟아부으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너 자신을 믿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라는 것을 배우게 된 계기였어요. 

Q. 최근에도 좋은 커리어를 만들고 있어요. 올해만 해도 ITF 게초 대회에서 복식 준우승을 했죠?

▶사실 그 대회에서 단식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즐겁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는데. 복식에서 만회를 한 것 같다. (복식으로) 반코트지만 할 수 있는 능력들을 써보면서. 연습도 하고. 파트너와도 에너지를 올리면서 했던 것에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인터뷰 중인 박소현. 사진|이형주 기자(강남)
인터뷰 중인 박소현. 사진|이형주 기자(강남)

Q. 국가대표 이야기도 해볼게요. 국가대표로 출전이 유력했던 아시안게임이 연기됐어요. 심정이 어땠나요?

▶심정적으로 너무 아쉬웠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보면 더 준비를 잘 해서. 더 좋은 몸상태, 더 좋은 마음 가짐으로 임할 수 있잖아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좋지 않은 일이든, 좋은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 연기는 지금의 나보다 1년 뒤 더 나은 모습을 보이라는 신의 계시(?)라고 생각해요. 

Q. 테니스 선수로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일단 지금 생각나는 장점은 백핸드예요.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백핸드에 대한 자신감은 항상 있던 것 같아요. 포핸드가 잘 안 풀리는 날에도, 백핸드는 그러지 않아요. 어떤 생각을 하지 않아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칠 수 있어서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단점이라기보다는 보완해야할 점으로 서브가 있고, 또 쇼트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롤모델이 혹시 있어요?

▶저는 롤모델이 너무 많아요!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김연아 선수를 존경해요. 변하지 않는 롤모델이기도 하고요. 수많은 압박감도 이겨내고,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어두운 면인 부상, 부진 등도 극복해버리고, 목표가 사라진 순간도 이겨내는. 선수로서 모든 것이 멋있어요. 선수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너무 멋있으신 것 같아요. 

테니스 롤모델도 많은데 최근에는 이가 시비옹테크가 멋진 것 같아요. 또래지만 배울점도 많아요. 경기 여상을 많이 찾아보는 것 같아요.

Q. 테니스 선수로서 목표는 무엇이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시니어 그랜드슬램에 박소현의 경기를 하고, 박소현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싶어요. 40세에 은퇴하더라도 그 전 무조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요. 세계 랭킹 1위와 그랜드 슬램 우승 등도 목표로 삼고 있지만 동시에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해서. 오래오래 즐기면서테니스를 계속 하고 싶어요. 그랜드슬램 우승이 목표이기는 하지만. 코트장 안에서 열심히 하며 박소현이라는 선수를 알리고 싶습니다.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서고 싶은 무대요? 저는 주니어 때 테니스 선수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줬던 윔블던 대회를 꼽고 싶어요.

박소현이 서고 싶은 윔블던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로 명망과 전통을 자랑한다. 다른 대회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복장이 가능한 선수들이 흰 옷을 입어야 하는 규정도 있다. 하얀 옷이 어울리는 박소현은 끝없이 노력하며 그 무대를 위해 달리고 있다. 

7일 점심 송고될 ②편에서 계속.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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