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실종된 경제③] 거시경제 전문가 대거 포진한 尹정부, 기대 속 위험

[빅픽처 실종된 경제③] 거시경제 전문가 대거 포진한 尹정부, 기대 속 위험

데일리안 2022-08-04 05:30:00 신고

3줄요약

경제 위기 속 출범한 윤석열 정부

경제 수장 대다수 거시정책 전문가

규제개혁·민간투자 중심 경제정책

금리인상 속 감세 등 엇박자 우려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 정책 수장들이 지난달 4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은·금감위·금감원·경제수석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과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기획재정부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 정책 수장들이 지난달 4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은·금감위·금감원·경제수석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과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기획재정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90일 가까이 지나면서 경제정책들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 거시경제정책 방향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면서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예산 전문가들이 경제 관련 주요 보직을 차지했던 전임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경제 부처 수장에 거시경제 전문가들을 대거 배치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청와대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이 모두 거시·금융 전문가로 손꼽힌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거시경제 전문가다. 최근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거시경제정책 방향을 잡았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제 고문으로 위촉한 것도 거시정책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경제 수장 대부분이 거시경제 전문가로 채워진 이유는 전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영향이 크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거시경제정책이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 경제를 국정 목표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분석과 방향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에 집중하는 동안 세계 경제는 고물가, 고유가 시대를 맞았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자국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충격이 켜켜이 쌓였다. 지난해 계속된 내수 침체에도 경제성장률을 지탱해주던 무역 산업이 최근 적자로 돌아섰다. 14년 만에 무역수지는 넉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세부 지표를 내놓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경제는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월 규제개혁과 민간투자에 장점을 찍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윤 정부는 ▲민간 중심 역동 경제 ▲체질 개선 도약 경제 ▲미래 대비 선도 경제 ▲함께 가는 행복 경제를 내걸고 정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권 초기인 만큼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이 세제개편, 공공기관 개혁 등 큰 틀에서 방향성을 인정하면서도 몇몇 정책들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 통화정책 자문위원인 유혜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는 현 정부의 단기적인 ‘가격 통제식’ 물가 정책이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하락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 정부 물가 정책은 연이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한국은행 통화정책과 엇박자를 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장 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들이 장기적 물가 안정에 필요한 거시정책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 사례가 유류세 인하다.

유 교수는 “(유류세 인하 등) 기재부 정책들은 통화정책 효과를 굉장히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격은 경제학에서 일종의 신호로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이 ‘비싸니까 소비를 줄여야지’라는 신호를 받고 결정하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세금 인하로) 올라가는 가격을 잡고 있어서 ‘생각보다 물가가 안 올랐다’ 싶으면 소비가 덜 줄어 금리 인상으로 소비를 둔화시켜 물가를 잡으려던 계획이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단행한 세제개편에도 기대와 우려 목소리가 뒤섞이고 있다.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마중물로 꺼내든 법인세 인하는 재정건전화 방안과 상충하는 문제가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소득세 개편도 서민 가계 고통을 덜어주기보다 부자들을 위한 감세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현 정부는 1000조원이 넘는 국가채무를 안고 출발했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등 5대 부문 개혁을 통한 국가 경제 체질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임 부총리가 퇴임하는 날까지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한 걸음도 진전하지 못한 상태다. 이 외에도 연금 개혁, 교육교부금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무엇보다 경제를 뒷받침해야 할 정치 상황이 혼돈 국면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추락하고 여당은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84석에 달하는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을 설득해 세법 등 경제 발전에 필요한 각종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것도 새 정부 경제팀에 주어진 과제다.

[빅픽처 실종된 경제④] S·R공포 시대…‘미시’ 콘트롤 하는 거시정책이 관건…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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