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팬데믹 현실이 완성한 재난영화[박미애의 씨네룩]

'비상선언', 팬데믹 현실이 완성한 재난영화[박미애의 씨네룩]

이데일리 2022-08-03 0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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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이렇게 시의적절한 재난영화가 없다. 3일 개봉하는 ‘비상선언’ 이야기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외부 변수가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 ‘현실 그 자체’로 공포에 가까운 재난영화를 완성시켰다.

‘비상선언’은 지상과 상공인 비행기 내부를 양축으로 긴박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비행기 테러를 예고하는 영상을 본 형사팀장 인호(송강호 분)는 수상히 여기며 수사에 나선다. 같은 시간 공항에선 비행 공포증을 앓고 있는 재혁(이병헌 분)이 딸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하와이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공항에서부터 딸의 주변을 맴돌던 이상한 남성을 같은 비행기에서 발견한다. 재혁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사이, 인호는 테러 용의자가 하와이행 비행기에 탄 사실을 알게 된다.

‘비상선언’이 다른 재난영화보다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은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재난과 맞닿아 있어서다. ‘비상선언’은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재난의 소재로 삼는다. 바이러스 감염을 핵심 사건으로 운항 중인 비행기를 활용한 이중, 삼중 악재를 배치해 한눈팔 여지를 주지 않는다. 비행기가 고공낙하하며 360도 회전을 하는데, 이 장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직접 타고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비상선언’은 재난영화로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재난을 대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현실을 비춘다. 영화에는 감염자에 대한 비감염자의 혐오와 차별의 시선이 담겨 있는데, 이는 지금도 지구촌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비극이다. 동시에 ‘비상선언’은 재난에 맞서는 보통 사람들을 통해 작지만(어쩌면 큰)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엿보게 한다. 명확한 결말을 내놓지 않는 엔딩은 재난 상황을 지켜보며 각자가 품은 생각과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 여운을 남긴다.

재난 상황이 주는 숨 막히는 서스펜스와 날카로운 메시지만큼 구미를 당기는 요소는 이름만으로 신뢰감을 주는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혼돈으로 이끄는 임시완은 영화에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비상선언’의 ‘히든젬’(숨은 보석)이다.

‘비상선언’은 10년전에 기획된 영화다. 그 무렵에는 지금 같은 상황을 맞을 거라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고, ‘비상선언’은 지금 가장 현실적인 재난영화가 됐다.

감독 한재림. 러닝타임 140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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