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목 엔에스쇼핑 대표이사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지문을 발표했다. 그는 “하반기 적극적인 혁신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자”고 주문했다. 경영진으로서 어떤 책임감도 느낄 수 없는 내용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되레 사기가 꺾인다는 반응이 팽배했다.
이런 가운데 엔에스쇼핑은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하반기 판매목표대회’를 개최했다. 하반기에는 성과 달성을 꼭 하자는 경영진의 출사표를 듣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도 상반기 성과급 미지급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이나 회사가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평이 나왔다. 이날 참석했다는 한 직원은 “비상경영이라고 하면서 회사 강당을 놔두고 호텔까지 가서 행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행사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토로했다.
설상가상 직원들은 하반기에 열심히 해보자는 사기 진작을 얻은게 아니라 코로나19만 얻었다고 하소연했다. 호텔 내 밀폐된 공간에서 200여명이 8시간이나 몰려 있었던 탓이다. 심지어 목표달성을 강조했던 조 대표도 이번 주에 코로나19에 확진돼 자가격리 중이라고 한다.
성과급 미지급부터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마무리된 하반기 판매목표대회까지 최근 엔에스쇼핑의 행보는 직원들과 소통하지 않는 경영진의 태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특히 올해 모그룹인 하림지주로 흡수되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까닭에 엔에스쇼핑 직원들은 참담한 심정이다.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자회사인 하림산업의 양재동 물류단지 사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엔에스쇼핑에서 벌어들인 돈 수 천억원이 하림산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래를 준비해야 하던 시기를 놓친 엔에스쇼핑은 위기에 봉착했다. 이로 인한 후폭풍은 경영진이 아닌 고스란히 회사 구성원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뒤늦게 회사도 모바일 등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시스템이나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있던 젊은 인재들도 회사를 속속 떠나고 있다.
경쟁사가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하고,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동안 엔에스쇼핑은 본업과 상관없는 물류센터에만 돈을 쏟아부은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창립 21주년 기념일을 맞아 조 대표는 “NS 임직원의 역량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내세워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보여주기식 목표 달성 구호보다 직원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책임경영을 펼치는 달라진 엔에스쇼핑 경영진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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