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의 눈물 ㉝] 故구하라 유족, 정신적 손배소 승소…7800만원 위자료의 의미

[디케의 눈물 ㉝] 故구하라 유족, 정신적 손배소 승소…7800만원 위자료의 의미

데일리안 2022-10-17 05:2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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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구하라 유족, 전 남친 최종범 상대 '1억' 손배소 일부 승소

법조계 "감액된 2200만원도 구하라 어머니에 대한 부분…사실상 전액 인용"

"정신적 손해배상액 판단, 법원 재량…연예인으로서 정신적 피해, 상대적으로 더 컸다고 판단"

"최종범 형사처분 전력 '정신적 손해' 입증 수월했을 것…형사재판서 이미 사실관계 명확"

대한민국의 가수이자 배우, 걸그룹 카라의 멤버였던 故구하라. 구 씨는 지난 2019년 11월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생전 고인은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의 폭행과 협박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다. ⓒ 故구하라 친오빠 인스타그램 대한민국의 가수이자 배우, 걸그룹 카라의 멤버였던 故구하라. 구 씨는 지난 2019년 11월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생전 고인은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의 폭행과 협박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다. ⓒ 故구하라 친오빠 인스타그램

가수 고(故) 구하라 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구 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가 유족에게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데이트 폭력은 형사적 처벌뿐만 아니라 정신적 손해도 배상해야 하는 중대 범죄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금전으로 배상액을 산정했다는 점에 법조계는 큰 의미를 뒀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민사9단독 박민 판사는 지난달 구 씨의 오빠와 부친이 최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 씨가 7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유족이 최 씨의 폭행 등으로 구 씨가 정신적 고통을 당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며 지난 2020년 7월 위자료 1억원을 청구한 소송을 제기한 데에 따른 결과다.

앞서 최 씨는 구 씨를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최 씨는 동영상이 유포될 경우 막대한 성적 수치심과 동시에 연예계 활동을 더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악용해 구 씨를 협박했다"며 "구 씨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구 씨는) 어린 나이에 연예인 활동을 시작해 상당한 성공을 거둔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앞으로 삶에 대한 희망과 의욕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 씨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일각에선 이번 판결에 대해 구 씨의 유족이 승소하긴 했지만, 위자료 청구액 1억원에 못 미치는 7800만원만 배상하라는 판결이 선고돼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민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히 많은 금액을 배상하게 된 판결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감액된 2200만원은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았던 구 씨의 어머니에 대한 부분이기에 사실상 위자료 청구금 전액이 인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인이었던 故구하라 씨를 상대로 폭행·협박을 행했던 최종범 ⓒ연합뉴스 연인이었던 故구하라 씨를 상대로 폭행·협박을 행했던 최종범 ⓒ연합뉴스

유족 측 법률대리를 맡은 노종언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서 전 연인 최 씨의 폭행·협박 자체가 구 씨의 안타까운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다. 그렇기에 7800만원이라는 배상액이 나오게 된 것"이라며 "구 씨의 어머니는 위자료 청구권이 없다는 전제 하에 1억원을 청구했다. 그런데 법원은 어머니에게도 일정 부분 상속 지분이 있으니 청구금액 1억원 가운데 어머니에 해당하는 분량을 감액해 계산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위자료 청구소송은 ‘정신적 손해배상을 입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민사 소송의 경우 형사 소송과 달리 원고가 입은 직접적인 정신적 손해에 대한 객관적 자료들을 제출해야 한다.

법무법인 현강 이승우 변호사는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 금액에 대한 판결은 법원의 재량이다. 이런 것들은 법관의 주관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특히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의 사회적 지위, 재산 상태, 연령 등을 고려한다"고 전했다. 재판부가 유명 연예인이었던 구 씨가 본인의 재산 등을 포기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결정하게 됨에 있어 겪었을 정신적 피해가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최 씨가 구 씨에 대한 협박으로 형사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기에 특수한 경우라고 한다. 유족 측이 상대적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입증을 하기 수월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법무법인 오킴스 엄태섭 변호사는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입증은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사건은 형사 재판에서 사실관계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렇기에 민사 재판에서 복잡하게 진행이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변호사는 특히 "위자료로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정신적인 충격을 모두 위로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데이트 폭력은 형사적 처벌뿐만 아니라 민사적으로도 피해자와 유족에게 분명히 배상을 해줘야 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게끔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다. 특히 금전으로 배상액을 산정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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