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외관 인근에 놓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응원 화환을 서울 영등포구청이 불법광고물로 규정하고 나섰다.
이날 헌정회관 앞에 설치된 화환에는 '한동훈 위원장님 사랑합니다',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아오세요', '우리의 희망 한동훈 보고 싶습니다'라는 등의 내용이 적혔다.
또 각 지역명과 한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 취임 이후 자주 써온 '동료 시민'이라는 단어도 적혔다. 하지만 화환에는 영등포구청의 '불법광고물 제거 안내 계고장'이 붙은 상태다.
‘민생 안정을 위한 시정 안내 차원에서 1차 적발에 한해 자진 제거토록 하는 안내 및 위반 시 제재조치를 예고하는 계고장’으로 ‘2차 적발 시부터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거 강제수거됨을 알려 드린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점은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것이다. 행정고시 출신인 최 구청장은 공직에서 퇴임한 뒤 국민의힘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지방자치특위부위원장,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12년간 민주당이 집권해 온 영등포구청장 시대를 마감시키겠다”라며 영등포구청장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굳이 분류하자면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다.
한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참패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은 정장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연 한 전 위원장은 “민심은 언제나 옳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 국민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10 총선에서 총 175석을 확보, 단독 과반 의석을 점하게 됐다.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로 12석,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 확보에 그쳤다.
4·10 총선 참패 이후 여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을 둘러싼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됐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 참패 후 앞장 서서 한 전 위원장을 저격하고 있다.
그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깜도 안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 먹었다”며 날을 세웠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의 사퇴로 지도부가 비어 있는 국민의힘은 15일 4선 이상 중진 당선인들이 국회에 모여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현재 최고위원회가 없는 만큼,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를 열기 위해선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했다. 어떤 인물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릴진 결정되지 않았다.
윤 권한대행은 오는 16일 당선인 총회에서 의견을 마저 수렴하고 최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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