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수확철 맞아 정착촌 운동가들 폭력 기승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올리브 수확 현장을 방문한 유럽 외교관들이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해 이스라엘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라디오에 따르면 이날 서안 타이베 마을에서 올리브 수확 작업 중이던 프랑스, 벨기에, 폴란드 소속 외교관들의 차량이 유대인 정착민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륜오토바이(ATV)를 타고 현장에 나타난 7명의 복면 쓴 정착민들은 외교관 차량을 에워싼 뒤 신분증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돌을 던지며 난동을 부렸고 벨기에 영사관 소속 차량의 창문을 박살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유리창이 깨진 외교관 차량의 모습과 함께 외교관 중 한 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면도 담겼다.
사건이 알려지자 이스라엘 경찰은 관련 영상을 입수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공식 성명을 통해 "영상을 확인하고 즉시 수사를 개시했다"며 "피해자 소재 파악과 진술 확보, 용의자 특정을 위해 외무부에도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강력히 규탄하며, 이번 사건에 연루된 모든 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의 최대 농번기인 올리브 수확 철을 맞아 극우 정착촌 운동가들의 폭력이 급증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최근 서안 곳곳에서는 무장한 정착민들이 올리브를 수확하는 팔레스타인 농부들을 물리적으로 폭행하거나 총구로 위협하고, 올리브 나무를 불태우거나 전기톱으로 잘라버리는 등 농사를 방해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다 수확한 올리브와 농기구를 탈취해 가는 사례도 빈발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착민들의 폭력 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매년 가을 올리브 수확 철마다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팔레스타인 경제와 생계의 핵심 기반인 올리브 농사를 방해해 이들을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려는 노골적인 괴롭힘으로, 국제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정착민들의 횡포와 이스라엘 보안군의 미온적인 대처를 지속해 규탄해 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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