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AI 판도… 토큰 점유율 중국 50%, 미국 11%로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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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AI 판도… 토큰 점유율 중국 50%, 미국 11%로 역전

뉴스비전미디어 2026-10-17 22:15:42 신고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첨단 AI 기술 경쟁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제 AI 서비스 이용량을 보여주는 토큰 처리 점유율에서는 중국 모델이 미국을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다.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전 세계 AI 모델이 처리한 토큰은 약 172조 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AI 모델의 처리량은 약 86조7,400억 개로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미국 AI 모델의 점유율은 약 11% 수준으로 제시됐다.

중국 모델이 글로벌 AI 이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모델별로는 중국의 딥시크(DeepSeek) V4.1 플래시가 약 41조 개의 토큰을 처리하며 선두에 올랐다. 중국 업체들의 모델이 주간 이용량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AI 시장의 경쟁이 단순한 기술력 대결을 넘어 실제 사용자를 확보하는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공개형 모델과 가격 경쟁력이 성장 동력

중국 AI의 확산 배경에는 공개형 모델과 낮은 이용 비용이 자리 잡고 있다.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는 방식은 기업과 개발자가 자체 서버나 클라우드 환경에 모델을 구축하고 업무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용료 부담을 낮추고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딥시크는 V4.1 플래시 모델을 통해 추론 속도와 처리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내세웠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 모델은 멀티모달 기능을 지원하며, 개발자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형 생태계와의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AI 도입 비용에 민감한 신흥국 시장에서 특히 매력적일 수 있다. 고가의 상용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기업과 개발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을 이용해 번역,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 개발,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중국 AI 모델의 활용이 늘어나는 현상도 이러한 가격·접근성 경쟁과 맞물려 있다. 

AI 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다양한 지역과 산업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 토큰 점유율이 곧 기술 패권은 아니다

다만 토큰 처리 점유율을 AI 기술력 전체의 순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토큰은 AI 모델이 입력과 출력 과정에서 처리하는 텍스트 등의 단위다. 처리량이 많다는 것은 사용량이 크다는 의미지만, 모델의 정확성이나 추론 능력, 안전성, 수익성까지 직접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토큰 집계는 조사 플랫폼과 집계 대상 모델, 이용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특정 기간의 사용량 지표로 이해해야 하며, 글로벌 AI 산업 전체의 시장점유율과 동일시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역시 첨단 모델 연구개발과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용 AI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이용량 확대가 곧바로 미국의 전반적인 기술 우위를 상실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양국의 경쟁이 모델 개발, 컴퓨팅 인프라, 서비스 가격, 개발자 생태계 등 여러 영역으로 세분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타당하다.

■ AI 경쟁의 새 기준은 ‘누가 더 널리 쓰이느냐’

이번 변화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뛰어난 AI를 개발하는 것만으로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제 경쟁력은 성능뿐 아니라 이용 비용, 응답 속도, 개발 편의성, 개방성, 현지 언어 지원과 서비스 접근성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고성능 모델을 보유했는지보다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가격과 환경을 제공하는지가 도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모델 경쟁을 관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산업의 강점을 살린 AI 서비스와 전문 분야별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기업과 개발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제조·물류·의료·교육·콘텐츠 등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도 중요하다.

AI 패권 경쟁의 무대가 연구실에서 실제 사용 현장으로 넓어지고 있다. 

중국의 토큰 점유율 급증은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가격과 접근성, 개방형 생태계가 시장 확산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승부는 누가 더 앞선 모델을 만드느냐와 함께, 누가 더 많은 사람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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