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가 추가 하락을 거쳐 '더블 바텀(이중 바닥)'을 형성한 뒤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급락은 기업의 실적 악화보다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신용위험 확대와 외국인 매도세가 맞물린 결과로, 기업들의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상승 여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고금리의 후폭풍에서 멘탈 잡기'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을 진단하고 향후 반등 가능성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조정의 핵심 요인으로 고금리 환경에서 불거진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 우려와 외국인 수급 악화를 지목했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로 일부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 전반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AI 산업 전체의 구조적 위기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AI 컴퓨팅 기업 코어위브의 무담보 회사채 금리가 상승한 반면, 담보부 채권과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빅테크 기업들의 채권 금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락세를 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 CXMT가 차세대 D램 기술인 '4F²' 적용 계획을 발표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5일까지 각각 20.9%, 26.2% 하락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은 기존 메모리 기업들도 연구해 온 분야로, 실제 양산 과정에서 수율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AI 산업의 중장기 수요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AI 연산에 활용되는 토큰 수요가 2030년까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주요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올해 3분기 5.7%에서 4분기 14.1%, 내년 1분기 23.9%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 역시 견조하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국내 기업 순이익 전망치는 올해 795조원에서 내년 1,054조원, 2028년 1,166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가 급락에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매도세 역시 중장기적으로 진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반도체 업황 악화보다는 경기민감주 중심의 투자 전략과 레버리지 펀드 청산,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둔 유동성 확보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미국 중간선거와 주요 정치 일정이 마무리되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투자심리와 외국인 수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인 추가 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고금리 부담과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증시가 단기간에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NH투자증권은 "기업 이익이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수급 공백과 극단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시장 조정을 심화시켰다"며 "향후 위험 요인과 수급 환경이 개선되면서 증시가 더블 바텀을 형성한 뒤 반등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증시의 반등 여부는 기업 실적 개선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금리와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빠르게 완화되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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