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강소은 기자] 국산 수소차가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국내 충전 인프라는 차량 경쟁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전소 부족이 수소차 구매를 가로막고 낮은 보급률은 다시 충전사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만큼 민간 투자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전략적으로 충전망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은 6일 열린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 김정관 장관에게 수소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수소충전소 확대와 범부처 통합관리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특히 박 의원은 현대자동차의 신형 넥쏘가 올해 1분기 세계 수소차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한 데 반해 국내 수소충전소는 274곳, 충전기는 481기에 그친 점을 짚었다. 전국 주유소가 1만646곳이고 전기차 충전기가 약 53만9000기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수소차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수소차 보급 확대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수소차는 4만9220대로 전체 등록차량의 0.2% 수준에 불과하며 충전소 한 곳당 차량도 약 171대에 그친다. 이용 차량이 충분하지 않아 충전소 사업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고, 낮은 사업성 때문에 민간 투자가 위축되면서 충전망 확충이 다시 늦어지는 구조다.
결국 충전소가 부족해 수소차가 팔리지 않고 수소차가 적어 충전소 투자도 늘지 않는 악순환이 형성된 셈이다. 박 의원은 이를 민간 투자만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국가 등 공공부문이 전략적으로 충전소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역별 격차도 풀어야 할 과제다. 경기 지역의 수소차 등록 대수는 1만1394대인 반면 제주는 189대로 약 60배 차이가 난다. 충전소가 없는 지역에서는 승용 수소차 구매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수소버스 도입도 어려운 만큼 충전 인프라가 비어 있는 지역부터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처와 기관별로 흩어진 관리 체계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현재 수소모빌리티 산업과 부품은 산업통상부, 충전소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안전은 한국가스안전공사, 입지는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보급 업무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됐지만 수소모빌리티 산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부 역시 산업 육성 차원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박 의원은 현행 정부조직법 안에서도 충전소 구축과 운영, 연료비 지원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충전 인프라를 단순한 보급 시설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압축기 등 충전소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국내 수소차와 충전 인프라를 함께 해외에 공급하는 수출 패키지로 육성하자는 구상이다.
수소상용차 생산기반을 갖춘 전북을 생산과 실증, 보급, 충전이 이어지는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수소버스와 수소트럭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전북의 수소 승합차 등록 대수는 376대로 인천 720대, 경기 708대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생산기반과 수요를 활용해 전북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우선 배치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수소버스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충전소 없는 수소차 강국은 없다. 생산지와 소비지가 일치하고, 인프라가 산업을 밀어 올릴 때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다”며 “쪼개진 소관을 묶는 통합관리와 전략적 충전망 확충에 정부가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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