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에만 조리지 마세요”… 150년 전 콩자반에 들어갔던 뜻밖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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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에만 조리지 마세요”… 150년 전 콩자반에 들어갔던 뜻밖의 재료

위키푸디 2026-10-06 10:00:00 신고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콩자반은 검은콩을 간장에 졸여 만드는 익숙한 밑반찬이다. 짭조름하면서도 은근한 단맛이 나고 한 번 만들어 두면 며칠 동안 조금씩 꺼내 먹을 수 있어 지금도 집에서 자주 만든다.

요즘에는 검은콩에 간장과 설탕이나 물엿을 넣어 졸이는 조리법이 익숙하다. 하지만 오래된 문헌을 따라가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콩자반을 만나게 된다. 이름은 같지만 들어가는 재료가 달랐고, 특히 지금은 거의 넣지 않는 고기까지 사용했다.

그렇다면 콩자반이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쓰였고, 당시에는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먹었을까. 150년 전 기록부터 19세기 말 조리서까지 차례로 살펴본다.

1876년 문헌에 등장한 콩자반

옛날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옛날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콩자반이라는 이름은 적어도 19세기 후반에는 이미 쓰이고 있었다.

박효관과 안민영이 1876년 편찬한 가집 『가곡원류』에는 ‘콩佐飯’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한글로 읽으면 지금 우리가 부르는 ‘콩자반’이다. 2026년을 기준으로 약 150년 전 문헌에서 현재와 같은 음식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름에 들어간 ‘자반’에도 이유가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콩자반은 ‘콩좌반(佐飯)’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좌반은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을 가리키며, 간을 짭짤하게 한 음식에도 쓰였다.

이 때문에 콩자반은 지역이나 집에 따라 콩장이나 콩조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름은 조금씩 달랐지만 콩을 익힌 뒤 간을 더해 두고 먹는 음식이라는 점은 이어졌다.

다만 당시 콩자반이 지금처럼 검은콩에 간장과 단맛만 더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하면 차이가 생긴다.

콩자반이라는 이름이 남은 뒤 19세기 말 조리서를 보면 당시 사람들이 콩을 어떻게 조렸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기록에서 지금은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재료가 등장한다.

꿀에 다진 고기까지 넣었던 옛 콩자반

고기와 꿀이 들어간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고기와 꿀이 들어간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19세기 말 음식 조리법을 기록한 『시의전서』에는 콩자반을 만드는 방법이 비교적 자세하게 적혀 있다.

먼저 콩을 푹 삶는다. 이후 진간장과 파, 생강, 기름, 깨소금, 고춧가루를 넣는다. 지금 콩자반과 비교하면 이 단계부터 양념 종류가 훨씬 많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당시에는 여기에 꿀과 다진 고기까지 넣어 함께 조렸다.

간장에 단맛만 더해 검은콩을 졸이는 요즘 콩자반과는 재료 구성이 확연히 다르다. 파와 생강으로 향을 더하고 고춧가루를 넣은 뒤 꿀로 단맛을 냈으며, 마지막에는 다진 고기까지 넣었다.

특히 고기는 지금 콩자반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재료다. 현재는 콩 자체의 씹는 맛을 남기면서 간장 양념을 입히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에는 고기까지 한데 넣어 조렸다.

단맛을 내는 재료도 달랐다.

요즘에는 설탕이나 물엿, 올리고당을 넣는 경우가 흔하지만 『시의전서』에는 꿀이 적혀 있다. 여기에 파와 생강, 고춧가루까지 더했으니 지금 먹는 콩자반보다 맛의 구성이 훨씬 복잡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기록을 보면 콩자반은 이름만 오래된 음식이 아니라 조리법 자체도 시대에 따라 상당히 달라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들어가는 재료는 점차 줄어들었다. 고기와 여러 향신 채소는 빠졌고, 지금은 검은콩과 간장 양념을 이용한 모습이 익숙하게 남았다.

고기 빠지고 간장 양념 남은 오늘의 콩자반

엄마가 해주던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엄마가 해주던 콩자반. / 사진=위키푸디

현재 콩자반에는 서리태나 흑태처럼 껍질이 검은 콩을 많이 사용한다.

먼저 마른콩을 깨끗하게 씻은 뒤 물에 충분히 불린다. 이후 냄비에 콩과 물을 넣어 먼저 익히고 콩이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면 간장과 설탕이나 물엿을 넣어 중약불에서 졸인다.

이때 콩을 먼저 익힌 뒤 간장을 넣는 이유도 있다. 처음부터 진한 간장에 콩을 넣고 오래 끓이면 콩이 원하는 만큼 부드러워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하는 콩에 따라 익는 시간도 달라진다.

서리태는 검은 껍질 안쪽이 푸른빛을 띠며 익히면 비교적 부드럽게 씹힌다. 반면 흑태는 알이 굵어 조린 뒤에도 콩 모양이 잘 남는 편이다. 이보다 작은 서목태를 이용해 만드는 집도 있다.

콩 종류가 다르면 물에 불리는 시간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을 정해놓고 무조건 끓이기보다 콩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면서 속까지 익었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콩이 충분히 익으면 그때 간장과 단맛을 내는 재료를 넣는다. 국물이 줄어들면서 콩 표면에 윤기가 돌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낮추고 깨나 참기름을 더한다.

집마다 만드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어떤 집은 국물을 거의 남기지 않을 정도로 졸여 쫀득하게 만들고, 어떤 집은 간장물이 조금 남아 촉촉하게 먹을 수 있도록 불을 끈다.

다만 지금의 조리법에서는 19세기 기록에 등장했던 파와 생강, 고춧가루, 꿀, 다진 고기를 함께 넣는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재료는 간결해졌고 검은콩과 간장 양념을 이용한 지금의 콩자반이 널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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