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회귀’냐 ‘민간 수성’이냐…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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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회귀’냐 ‘민간 수성’이냐…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초읽기

직썰 2026-10-04 06:00:00 신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직썰 손성은 기자]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직썰 손성은 기자]

[직썰 / 손성은 기자] 차기 전국은행연합회장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과거 고위급 관료와 한국은행 출신이 주도했던 회장 자리는 2014년 이후 민간 금융인 중심으로 무게가 이동했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와 한국화재보험협회 등 주요 금융 유관단체 수장에도 민간 출신이 잇따라 선임된 가운데 이번 은행연합회장 인선이 다시 관료 출신으로 돌아갈지, 민간 강세가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10월 회추위 가동 전망…후보군 하마평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조만간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조용병 현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다.

은행연합회 정관상 회장은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지만 실제 연임 사례는 드물다. 조 회장의 임기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금융권에서는 10월부터 후임 선출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직전 인선도 10월 이후 빠르게 진행됐다. 2023년에는 10월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졌고 11월 10일 6명의 잠정 후보군이 공개됐다. 이어 같은 달 16일 조용병 당시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종 후보로 추천됐다.

올해 회추위 일정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았지만 직전 절차를 감안하면 10월부터 후보 추천과 압축 작업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식 선출 절차에 앞서 금융권에서는 중량급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출신 배경도 뚜렷하게 갈린다. 윤종규 전 회장과 박종복 전 행장은 금융회사 경영 현장을 오래 경험한 민간 금융인이다. 윤종원 전 행장과 은성수 전 위원장은 경제·금융정책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관료 출신이다. 이찬우 회장 역시 경제관료를 거쳐 현재 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다.

◇오랫동안 ‘관’ 우위…2014년 이후 흐름 반전

은행연합회장 인선은 오랫동안 관료와 한국은행 출신이 주도했다. 1984년 현재 체제 출범 이후 조용병 현 회장까지 회장직을 맡은 14명 가운데 9명이 관료 또는 한국은행 경력을 지녔다.

초기 인선에서는 정책·금융당국과의 연결성이 특히 중시됐다. 은행산업이 건전성 규제와 가계대출 관리, 금융소비자 보호 등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업권 대표가 정부와의 소통 창구 역할까지 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금융회사 경영 경험보다 정책 이해도와 대정부 조율 능력이 회장 선임 과정에서 더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회원사 입장에서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을 읽고 업계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인사를 선호할 유인이 컸다.

분위기는 2014년 이후 달라졌다. 하영구·김태영·김광수·조용병 회장 가운데 김광수 전 회장을 제외한 세 명이 민간 금융회사 경영자 출신이다.

금융산업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회장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넓어졌다. 정책 대응뿐 아니라 회원사 이해관계 조정과 업권 대표성, 금융회사 경영에 대한 이해까지 중요해지면서 민간 출신의 강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회원사 성격이 다양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서로 다른 이해를 조율하면서 업권 전체의 입장을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현장 경험과 경영 감각에 대한 평가 비중이 커졌다.

이번 선임에서 관료 출신이 낙점되면 최근 10여 년간 이어진 민간 중심 흐름에 변화가 생긴다. 반대로 민간 금융인이 다시 회장직을 맡으면 2014년 이후 나타난 인선 변화는 더욱 뚜렷해진다.

◇금융협회 ‘민간 바람’…은행연합회 선택 이목

올해 다른 금융 유관단체 수장 인사에서 나타난 흐름도 차기 은행연합회장 인선의 관전 포인트다.

여신금융협회장에는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선임됐고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는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취임했다. 두 자리 모두 직전 수장이 금융당국 출신이었지만 후임에는 민간 금융회사 경영자가 이름을 올렸다.

금융협회 수장 인선에서 과거 관료 중심 색채가 옅어지고 업권 경험과 현장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부각된 셈이다.

은행연합회 역시 비슷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관리와 생산적 금융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춰야 하는 동시에 각종 규제와 수익성 부담에 대한 업계 입장도 금융당국에 전달해야 한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성격이 다른 회원사 사이의 이해관계 조정도 회장의 주요 역할이다.

결국 차기 회장 선임은 회원사들이 대정부 소통력과 현장 이해도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협회는 회원사의 이해를 대변하는 로비 기관이다”며 “과거에는 정부 정책과 회원사 이해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정부 정책이 빠르게 바뀌고 회원사 이해관계도 복잡해지면서 금융 현장을 잘 아는 민간 출신에 대한 선호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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