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고위험 산모’ 공식 아니었다…합병증 위험 한국 여성보다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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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고위험 산모’ 공식 아니었다…합병증 위험 한국 여성보다 높지 않아

헬스경향 2026-10-03 15:51:52 신고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승미 교수,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용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승미 교수,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용 교수

국내 거주 이주여성 산모의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위험이 한국 출생 여성보다 높지 않다는 전국 단위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승미 교수팀(김지회 교수)과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용 교수팀(이보미 연구원)은 2022년 국내에서 발생한 분만 20만2690건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외 선행연구에서는 이주여성이 언어·문화적 장벽과 경제적 취약성 등으로 모성 사망과 합병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돼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등록 외국인에게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임신·출산 관련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주민등록체계상 등록 외국인 여성을 ‘이주여성’으로 정의하고 국내 제도적 환경에서 이들의 산전진찰 이용과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위험을 분석했다. 주요 산과 합병증에는 ▲자간전증·자간증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병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난산 ▲조산 ▲회음부 열상 ▲산과적 출혈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임신·출산 과정에서 이러한 합병증을 하나 이상 경험한 비율은 이주여성 24.1%, 한국 출생 여성 25.9%로 큰 차이가 없었다. 즉 두 집단 모두 산모 100명 중 약 25명꼴이었다.

연구팀이 나이와 의료보장 유형, 거주지역, 산전진찰 이용 정도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결과에서는 이주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위험이 한국 출생 여성보다 약 9% 낮았다. 세부적으로 임신성 고혈압 위험은 약 36%, 난산 위험은 약 18%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령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위험 차이는 35세 미만에서 뚜렷했으며 35세 이상에서는 이주여성과 한국 출생 여성 간 차이가 없었다. 산모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주 여부와 관계없이 합병증 위험이 비슷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주여성 산모와 한국 출생 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위험 비교
이주여성 산모와 한국 출생 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위험 비교

■이주여성 산전진찰 평균 15회…일부 의료접근성 격차는 남아

두 집단의 특성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주여성 산모의 평균연령은 30.5세로 한국 출생 여성의 33.0세보다 약 2.5세 낮았다. 제왕절개 비율 역시 이주여성 49.5%, 한국 출생 여성 56.3%로 이주여성에서 낮았다.

산전진찰 횟수는 이주여성 평균 15회, 한국 출생 여성 평균 18회였다. 이주여성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소 8회의 두 배에 가까운 진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전진찰을 9회 미만 받은 비율은 이주여성 10.1%, 한국 출생 여성 2.1%로 차이를 보였다. 전체적인 산전진찰 수준은 양호했지만 일부 이주여성에게는 여전히 의료접근성 격차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국내 보편적 건강보장이 이주여성의 임신·출산 건강을 보호하는 기반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건강보험 적용만으로 충분하다고 해석해서는 안 되며 언어와 문화, 근무·돌봄 여건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진료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승미 교수는 “여러 국가의 기존 연구와 달리 한국의 이주여성은 한국 출생 여성보다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위험이 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의 보편적 건강보장이 중요한 보호 기반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용 교수는 “건강보험 적용뿐만 아니라 이주여성이 임신 초기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언어와 문화, 근무·돌봄 여건의 장벽 없이 지속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년간 국내 전체 분만 건수는 2013년 40만5784건에서 2022년 20만2690건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전체 분만에서 이주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04%에서 2020년 6.26%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감소해 2022년 5.31%(1만772건)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Archives of Public Health’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FAQ

Q1. 이번 연구는 무엇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나?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의 산전진찰 이용 수준과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위험이 한국 출생 여성과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해외에서는 이주여성이 언어·문화적 장벽과 경제적 취약성 때문에 임신·출산 관련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과 임신·출산 지원제도가 운영되는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Q2. 연구대상은 얼마나 되나?

2022년 국내에서 발생한 분만 20만2690건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주민등록체계상 등록 외국인 여성을 이주여성으로 정의했다.

Q3. ‘주요 산과 합병증’에는 어떤 질환이 포함됐나?

자간전증·자간증,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병,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난산, 조산, 회음부 열상, 산과적 출혈을 주요 산과 합병증으로 분석했다.

Q4. 이주여성에서 실제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했나?

그렇지 않았다. 주요 산과 합병증을 하나 이상 경험한 비율은 이주여성 24.1%, 한국 출생 여성 25.9%로 비슷했다.

Q5. 여러 조건을 고려해 비교한 결과도 같았나?

연구팀이 나이, 의료보장 유형, 거주지역, 산전진찰 이용 정도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결과 이주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위험은 한국 출생 여성보다 약 9% 낮았다.

Q6. 모든 산과 합병증의 위험이 낮았다는 의미인가?

그렇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자료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된 개별 결과는 임신성 고혈압 위험 약 36% 감소, 난산 위험 약 18% 감소다. 모든 개별 합병증이 이주여성에서 더 낮았다고 자료가 밝힌 것은 아니다.

Q7. 산모의 나이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랐나?

그렇다. 두 집단 간 주요 산과 합병증 위험 차이는 35세 미만에서 뚜렷했지만 35세 이상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Q8. 이주여성 산모의 평균연령은?

평균 30.5세로 한국 출생 여성의 평균 33.0세보다 약 2.5세 젊었다. 따라서 단순한 발생비율뿐 아니라 연령 등의 조건을 고려한 분석결과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Q9. 제왕절개 비율에도 차이가 있었나?

이주여성은 49.5%, 한국 출생 여성은 56.3%로 이주여성에서 낮았다.

Q10. 이주여성은 산전진찰을 충분히 받고 있었나?

평균 산전진찰 횟수는 이주여성 15회, 한국 출생 여성 18회였다. 연구자료에서는 이주여성의 평균 진찰 횟수도 WHO가 권고하는 최소 8회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Q11. 그렇다면 이주여성의 산전진찰 접근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나?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산전진찰을 9회 미만 받은 비율은 이주여성 10.1%, 한국 출생 여성 2.1%였다. 따라서 평균적인 진찰 횟수와 별개로 충분한 산전진찰을 받지 못하는 일부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Q12. 연구팀은 이주여성의 합병증 위험이 높지 않았던 이유를 무엇으로 봤나?

연구진은 한국의 보편적 건강보장이 중요한 보호 기반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는 연구에서 확인된 연관성을 바탕으로 한 해석으로, 건강보험이 위험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한 것은 아니다.

Q13.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건강보험 적용에 더해 이주여성이 임신 초기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지속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구진은 언어·문화와 근무·돌봄 여건에서 발생하는 장벽을 낮추는 정책적 노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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