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외치는 정부···‘실증시설’ 부족에 막힌 드론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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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 외치는 정부···‘실증시설’ 부족에 막힌 드론산업

이뉴스투데이 2026-10-03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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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론 개발업체들이 국산 부품을 기체에 장착했을 때의 성능과 신뢰성을 보여주는 시험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육군]
국내 드론 개발업체들이 국산 부품을 기체에 장착했을 때의 성능과 신뢰성을 보여주는 시험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육군]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기자] 정부가 드론산업 육성과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개발한 부품을 실제 기체에 장착해 시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품 자체의 성능을 확인해도 기체에 장착했을 때의 성능을 검증하기 어려워 국산 부품이 완제품에 채택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드론 개발업체들은 국산 부품을 기체에 장착했을 때의 성능과 신뢰성을 보여주는 시험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4일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AM 정책·개발·시험평가 및 인증 대응전략 세미나’에서도 국산 부품의 시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자료가 축적된 해외 부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는 현장 의견이 나왔다.

이날 강연에 나선 이형석 넥스트에어로스페이스 이사에 따르면 드론에 쓰이는 모터와 배터리, 프로펠러 등 각각의 부품과 장비는 성능을 시험할 수 있다. 그러나 부품을 실제 기체에 장착하면 작동 조건이 달라진다. 엔진과 프로펠러의 조합, 모터와 배터리의 연결 방식, 기체의 모양과 열을 식히는 방식 등에 따라 시험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품별 시험 수치만으로는 완성된 드론의 성능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기체 개발업체는 먼저 필요한 출력과 비행시간 등을 정하고 이에 맞는 부품을 선택한다. 이후 부품을 기체에 연결해 지상에서 작동시키며 출력과 안정성을 확인한다. 여러 부품을 함께 작동시키는 이 과정을 체계통합시험이라고 한다. 지상시험을 마치면 더위와 추위, 비와 바람 등 다양한 조건에서 성능을 확인하고 비행시험 단계로 넘어간다.

이러한 시험에는 설비와 비용이 필요하다. 예산이 큰 국방사업은 시험설비 구축 비용을 사업비에 포함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개발사업에서는 별도 설비를 마련하기 어렵다. 이 이사는 소규모 개발사업에서 무인기에 부품을 장착해 시험할 설비와 비용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물론 국내에도 드론을 시험할 시설은 있다. 항공안전기술원에 따르면 인천 드론인증센터에서는 더위와 추위, 비와 눈, 바람 등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 드론을 시험할 수 있다. 전자파와 통신 기능을 검사하는 시설과 비행시험용 이착륙장도 갖췄다.

경남 고성의 드론개발시험센터에도 드론을 지상에서 작동시키거나 비행시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업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개발한 부품을 실제 기체에 장착해 다른 부품과 함께 작동시키고, 그 결과를 검증할 기회다.

정부도 민간에서 개발한 드론·대드론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2026 국방 드론 기술전 개최’ 자료에 따르면 드론·대드론 실증전담부대는 기존 1개에서 9개로 확대됐다. 이들 부대는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드론과 대드론 기술을 직접 운용하고 전투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군의 실증은 개발된 기술을 실제 임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개발 단계에서 모터·배터리 등 개별 부품을 기체에 장착해 성능 자료를 확보하는 기회다. 그러나 국방부 발표 자료에는 확대된 실증전담부대가 중소기업의 부품 통합시험을 지원한다는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8월 6일 발표한 ‘2026년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 시행계획’에는 개발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되도록 실증·사업화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첨단소재를 위한 실험시설을 구축하고, 생산라인에 적용하기 전 성능을 검증하는 디지털 기반 시험환경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이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반에 관한 계획으로, 드론 부품을 기체에 결합해 시험하는 시설을 별도로 구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외에서는 중소기업과 부품업체의 드론 시험 기회를 넓히는 시설이 조성되고 있다. 영국의 기술혁신 지원기관 새틀라이트 애플리케이션스 캐터펄트는 지난달 29일 버킹엄셔주 웨스트콧에 국가 자율화·드론 혁신센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버킹엄셔 지방정부가 225만 파운드를 지원하며, 첫 장비는 올가을 가동할 예정이다. 전체 시설은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시설의 주요 이용 대상은 중소기업과 드론 부품업체다. 위성항법 신호가 끊기거나 교란되는 상황, 통신망이 바뀌는 상황을 재현해 부품과 시스템을 시험할 예정이다. 실내에서 일정한 세기의 바람을 만들어 같은 조건으로 여러 차례 시험하는 장비도 도입한다. 캐터펄트는 부품업체가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야 완제품 개발업체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용 드론 분야에서도 개발과 현장시험을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캐나다 국방부는 자국 기업의 무인체계 기술을 군과 해안경비대의 요구에 맞춰 시험하고, 요구 조건을 충족하면 생산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대상 기술에는 센서와 통신, 항법, 추진장치 등이 포함된다. 캐나다 정부는 신생기업과 중견기업, 기존 방산기업을 모두 참여 대상으로 제시했다.

국내 업체들의 요구도 이처럼 개발한 부품을 실제 기체에 장착해 시험할 기회를 늘려 달라는 데 맞춰져 있다. 부품 단위의 성능 확인에서 그치지 않고, 기체에서 다른 부품과 함께 작동할 때의 결과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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