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커스] 한국영화에 257억 7000만원…최대 규모 제작지원, 신인감독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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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한국영화에 257억 7000만원…최대 규모 제작지원, 신인감독 50%

뉴스컬처 2026-09-12 09:1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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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한국영화 시장이 팬데믹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관객 감소와 함께 제작·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침체된 한국영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작지원에 나선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지난 11일 "2026년 추경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작 16편을 최종 선정, 257억70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사진=쳇GPT AI 생성 이미지
사진=쳇GPT AI 생성 이미지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은 영진위가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중예산 작품의 제작을 활성화하고, 민간 투자를 끌어내 산업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취지다.

사업 규모는 꾸준히 확대됐다. 2025년 100억원 규모로 출발한 뒤 올해 본예산에서 198억6000만원으로 늘었고, 이번 추경을 계기로 다시 한번 지원 규모가 커졌다.

이번 선정작은 순제작비에 따라 네 개 부문으로 구분됐다. 20억원 이상 30억원 미만인 가군이 5편, 30억원 이상 60억원 미만인 나군이 6편이다. 6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다군에서는 3편, 100억원 이상 150억원 미만 라군에서는 2편이 선정됐다.

가군에는 이석근 감독의 '열 번의 생일', 백승빈 감독의 '독 안에 여자들', 한동석 감독의 '봉천동귀신', 김동훈 감독의 '남은정', 후카다 코지 감독의 '다행이다.'가 포함됐다.

'열 번의 생일'은 '너의 결혼식'으로 알려진 이석근 감독의 신작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백승빈 감독은 '독 안에 여자들'로 지원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봉천동귀신'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한 공포영화다.

김동훈 감독의 '남은정'은 염정아와 박은빈이 모녀로 출연할 예정이며, '다행이다.'는 '하모니움', '나기 노트' 등으로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후카다 코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6편이 선정된 나군에는 이언희 감독의 '다 카포'를 비롯해 고도원의 '사또 오횡묵', 우인범의 '한국식 아파트 살인', 조진모의 '나의 왼팔', 박단희의 '우리 태양을 흔들자', 우문기의 '강시: 공포의 워크샵'이 이름을 올렸다.

'다 카포'는 '대도시의 사랑법'을 연출한 이언희 감독의 차기작이다. '사또 오횡묵'은 조선시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수사극이며, '한국식 아파트 살인'은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을 활용해 스릴러와 블랙코미디를 풀어낸다.

'나의 왼팔'은 장애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우리 태양을 흔들자'에는 이도현과 김민하가 출연한다. '강시: 공포의 워크샵'은 '족구왕'의 우문기 감독과 배우 안재홍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다.

다군에서는 이정호 감독의 '태풍', 엄유나 감독의 '카르텔', 이준익 감독의 '나는 반딧불이'가 지원 대상으로 결정됐다.

'태풍'은 거대한 태풍을 맞닥뜨린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관계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재난영화다. 한지민과 구교환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엄유나 감독의 '카르텔'은 사회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의 실체와 그 안에 자리한 부조리를 파고드는 한국형 느와르다.

'나는 반딧불이'는 '동주' '자산어보' 등의 이준익 감독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박해일과 박서준이 출연한다. 작품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소재로 한다.

이번 추경에서 별도로 마련된 라군에는 엄태화 감독의 '살기 좋은 집'(가제)과 박종현 감독의 '모둡'이 선정됐다. 두 작품에는 각각 30억원의 제작지원금이 배정된다.

라군은 한국영화 산업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추경에서 한시적으로 신설된 영역이다.

'살기 좋은 집'(가제)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재난 상황 속 아파트를 배경으로 인간 군상을 그려낸 엄태화 감독의 차기작이다. 황정민, 고민시, 음문석 등이 출연한다.

장편영화 연출에 처음 도전하는 박종현 감독의 '모둡'은 토속적인 샤머니즘에 체험형 어드벤처 요소를 결합한 작품이다. 유해진, 임시완, 김소현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신인감독의 비중이다.

16개 선정작 중 신인감독 작품은 8편이다. 전체의 정확히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업 공고 당시 제시된 신인감독 최소 선정 비율 30%를 크게 넘어섰다. 특정 제작비 구간에 편중되지 않고 각 부문에서 신인 창작자들이 고르게 선정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영진위는 이번 지원을 통해 신인감독들이 안정적인 제작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 한국영화계를 이끌 창작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정심사위원회 김도수 심사위원장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새롭게 변주하려는 기획들이 실제 제작과 개봉으로 이어져 관객과 만날 수 있다면, 침체된 한국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예산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된 영화들도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제7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됐다. 김정훈 감독의 '최종면접' 역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기존 중예산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이 국내외 영화제와 극장 개봉을 통해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한국영화를 향한 관심이 다시 상승 했지만 여전히 제작과 투자 상황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 영화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서 제작 환경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에 선정된 작품들이 극장 개봉과 함께 흥행까지 이뤄내 한국영화 시장의 부활을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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