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세포를 몸속에서 직접 만든다?…나노기술이 바꿀 암 면역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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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세포를 몸속에서 직접 만든다?…나노기술이 바꿀 암 면역치료

캔서앤서 2026-09-11 20:27:36 신고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뽑아 암을 찾아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넣고, 대량 배양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CAR-T(카티) 치료.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환자의 몸속에서 직접 CAR-T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가능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아주 작은 나노입자를 일종의 ‘택배 상자’처럼 이용해 CAR(키메라항원수용체) 유전정보를 환자의 T세포까지 전달하면 T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별도로 제조하지 않고도 체내에서 CAR-T 세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팀과 독일 본대학병원, 중국 상하이교통대 런지병원 연구팀은 나노기술을 활용한 암 면역치료의 최신 연구와 임상 현황을 종합 분석해 국제학술지 ‘분자 암(Molecular Cancer)’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면역관문억제제, 암 백신, CAR-T, CIK세포(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치료 등 다양한 암 면역치료에 나노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전략을 분석했다.

기존 CAR-T 치료는 환자의 T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적으로 변형·증식한 뒤 다시 투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CAR 유전정보를 체내 T세포에 직접 전달해 환자의 몸속에서 CAR-T 세포를 만드는 치료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AI이미지
기존 CAR-T 치료는 환자의 T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적으로 변형·증식한 뒤 다시 투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CAR 유전정보를 체내 T세포에 직접 전달해 환자의 몸속에서 CAR-T 세포를 만드는 치료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AI이미지

암 치료제를 싣고 종양까지 가는 ‘나노 택배’

면역항암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다. 일부 암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형암에서는 면역세포가 종양 내부로 충분히 침투하지 못하거나 암 주변의 면역억제 환경 때문에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대장염이나 폐렴 등 면역 관련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이 나노입자다.

나노입자 안에 약물이나 단백질, 유전물질을 넣고 특정 암 조직이나 세포를 찾아가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암 치료제를 온몸에 퍼뜨리는 대신 작은 ‘택배 상자’에 담아 암이 있는 곳까지 배달한 뒤 그곳에서 풀어놓는 방식이다.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정상 조직이 치료제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면서 암 조직의 치료제 농도를 높여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가능성이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몸속 CAR-T’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환자의 몸속에서 CAR-T 세포를 직접 만드는 ‘인 비보(in vivo) CAR-T’ 기술이다.

현재 CAR-T 치료를 하려면 환자에게서 T세포를 채취해 외부 시설로 보내고, 암을 찾아내는 CAR 유전자를 넣어 증식시킨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해야 한다. 환자마다 별도의 세포치료제를 만들어야 해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나노기술은 이 과정을 몸 안에서 해결하려는 시도다. CAR를 만드는 유전정보를 나노입자에 넣어 환자의 T세포에 직접 전달한다. 유전정보를 받은 T세포가 몸속에서 암을 찾아 공격하는 CAR-T 세포로 바뀌도록 하는 것이다.

향후 임상에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CAR-T 제조 과정과 시간을 크게 줄이고 치료비를 낮춰 더 많은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을 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기존 CAR-T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원하는 T세포에 유전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 다른 세포에 잘못 전달될 위험은 없는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CAR-T 세포의 양과 지속시간을 안전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해야 한다.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에도 활용

개인맞춤형 암백신에서도 나노입자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암세포에는 정상세포에는 없는 돌연변이에서 생긴 ‘네오안티젠(신생항원)’이 나타날 수 있다. 환자의 암을 분석해 이런 특징을 찾아낸 뒤 그 정보를 mRNA에 담아 투여하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훈련할 수 있다.

문제는 mRNA가 몸속에서 쉽게 분해된다는 점이다. 이를 보호해 세포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질나노입자(LNP)다. 코로나19 mRNA 백신에도 사용된 전달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환자마다 다른 암의 특성을 겨냥하는 개인맞춤형 암백신 개발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나노기술은 암 면역치료의 전달 정밀도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며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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