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6'도 다운로드 시대…디지털 전환에 벼랑 끝 몰린 게임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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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6'도 다운로드 시대…디지털 전환에 벼랑 끝 몰린 게임샵

르데스크 2026-09-11 17:25:45 신고

게임업계가 신작 게임을 디스크나 카트리지 대신 온라인에서 내려받는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오프라인 게임 매장들이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신품 판매뿐 아니라 중고 매입과 재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온 기존 매장 입장에서는 실물 패키지 감소가 곧 핵심 수익원의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1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11월 출시를 앞둔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와 'GTA VI' 역시 서로 다른 판매 방식을 예고하고 있다. 젤다는 실물 카트리지 패키지와 온라인 다운로드 버전이 함께 출시된다. 반면 GTA6는 실물 패키지 상자를 구매해도 디스크 없이 코드만 동봉된다. 소비자는 코드를 개인 계정에 등록해 게임을 직접 내려받아야 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안내 규정에 따르면 바우처 코드는 단 한 번만 등록할 수 있으며 다른 계정으로 이전할 수 없다. 계정 귀속 방식으로 인해 사실상 타인 양도나 중고 거래가 원천 차단된 셈이다.

  

오프라인 상인들이 한숨을 내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 매장의 핵심 수익 모델 가운데 하나는 신품 판매 이후 이어지는 '중고 매입과 교환'이다. 한 상인은 "손님이 엔딩을 본 게임을 가져와 다른 중고 타이틀로 교환해 가면 5000원 안팎의 마진이 남는다"며 "디지털 코드로 출시되면 이런 2차 거래 생태계 자체가 통째로 사라진다"고 털어놨다. 패키지로 출시되는 젤다가 그나마 기대를 모으는 이유도 신작 출시 직후 1차 판매뿐 아니라 향후 중고 매입과 재판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 서울 국제전자센터의 한 게임 매장 사진. 디지털 판매 확대와 온라인 가격 경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인들은 중고·레트로 게임뿐 아니라 가챠나 포켓몬 카드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르데스크

  

반면 신품 판매 자체는 매장 운영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다. 상인들에 따르면 신작 타이틀을 정가에 판매해도 매장이 남기는 마진은 개당 1000원대에 불과하다. 도매 공급가와 판매가의 격차가 워낙 좁은 데다 카드 결제 수수료와 임대료까지 제하면 실제 이익은 더욱 줄어든다. 신품 판매 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중고 거래마저 막힐 경우 대작 게임이 많이 팔리더라도 골목 게임 매장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물론 다운로드 코드를 담은 상자 역시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디지털 코드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굳이 매장을 찾을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제전자센터 게임 매장의 한 상인은 "오프라인에서 실물 타이틀을 구매하는 이유는 소장 가치와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며 "모든 제품이 디지털 방식으로 출시되면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이유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콘솔 본체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매장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 게임 매장의 한 상인은 "플레이스테이션 본체를 총판에서 직접 공급받기 어려워 다른 도매 경로를 거쳐 간신히 물량을 확보하는 실정"이라며 "과거처럼 콘솔 기기 판매로 매출을 올리기 힘들어졌고 현재는 그나마 닌텐도 제품 비중이 더 큰 편이다"고 전했다.

 

벼랑 끝에 몰린 오프라인 매장들은 생존을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작 판매 부진을 메우기 위해 단종된 레트로 게임이나 중고 타이틀 취급 비중을 늘리는 한편 비(非)게임 상품으로 영역도 넓히고 있다.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내 주요 게임 매장들은 매장 전면에 '가챠(캡슐 뽑기)' 기계를 배치하고 캐릭터 피규어와 각종 굿즈를 함께 진열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 서울 용산의 게임 매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 소비자 서유정 씨는 콘솔 게임의 디지털화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르데스크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패키지 실종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다. 주요 콘솔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디스크도 들어있지 않은 껍데기 패키지를 굳이 살 이유가 없다", "일회성 코드는 소장이 아니라 영구 대여에 가깝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서유정 씨(34·여)는 "콘솔 게임은 장식장에 패키지를 꽂아두는 소장 가치가 크다"며 "다 즐긴 게임을 중고로 처분해 비용을 회수하거나 저렴한 중고 타이틀을 골라 구매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패키지 게임의 디지털 전환은 소비자 편의성과 유통 효율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 입장에서는 기존 수익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디스크나 카트리지처럼 재판매가 가능한 실물 상품이 줄어들수록 신품 판매 이후 중고 매입과 재판매로 이어졌던 기존 유통 구조도 함께 축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단순히 판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게임 매장이 담당해 온 중고 거래와 커뮤니티 기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다운로드 중심 시장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게임을 판매하는 기능만으로는 이제 경쟁하기 어렵다"며 "신작 체험과 게임 대회, 커뮤니티 운영, 한정판 굿즈와 레트로 게임 판매처럼 오프라인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경험과 희소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점도 전자책과 온라인 서점이 확산한 이후 카페와 강연, 큐레이션 등을 결합한 체험형 공간으로 변화했다"며 "게임 매장 역시 단순 판매점에 머무르기보다 소비자가 직접 찾을 이유가 있는 경험과 커뮤니티 중심 공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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