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옷장도 계절 교체가 필요해진다. 반소매와 얇은 바지처럼 한여름에 자주 입던 옷은 서랍 안쪽으로 들어가고, 대신 긴소매와 가벼운 겉옷을 꺼내는 시기다.
문제는 여름옷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한철 입은 옷을 한꺼번에 세탁한 뒤 그대로 접어 넣거나, 소재를 가리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보관하면 다음 해 꺼냈을 때 예상하지 못한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여도 땀이나 세제 성분이 남아 있거나 옷감 안쪽에 습기가 남아 있으면 냄새와 얼룩이 생기기도 한다.
여름옷은 세탁부터 건조, 분류, 수납까지 순서를 나눠 정리하는 편이 좋다. 지금부터 옷감 손상을 줄이면서 다음 계절까지 깔끔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의류 표기표부터 확인…세탁 전 옷감별 분류
여름옷을 정리할 때는 세탁기에 넣기 전 옷 안쪽의 의류 표기표를 먼저 확인한다. 옷마다 세탁기 사용 여부와 물 온도, 건조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탁기 사용이 가능한 옷과 손세탁해야 하는 옷,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하는 옷을 나눠두면 세탁 중 옷감이 상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실크나 레이스처럼 얇은 옷을 청바지나 두꺼운 면바지와 함께 돌리면 마찰이 커져 보풀이 생기거나 원단이 늘어날 수 있다.
색상도 함께 살핀다. 흰옷과 짙은 색 옷은 분리해 세탁한다. 여름철 땀과 물에 자주 젖었던 옷은 세탁 과정에서 물이 빠질 수 있어 밝은색 옷에 색이 묻을 수 있다.
세탁 전에는 주머니도 모두 비운다. 휴지나 영수증이 들어 있으면 세탁 과정에서 잘게 찢어져 옷에 달라붙는다. 볼펜이나 립밤은 얼룩을 만들 수 있다.
지퍼는 잠그고 장식이나 단추가 느슨하지 않은지도 확인한다. 얇은 속옷처럼 모양이 쉽게 흐트러지는 옷은 세탁망에 따로 넣는다. 세제는 제품에 적힌 사용량에 맞춰 넣는다.
실크·니트는 비틀지 말고 눕혀서 건조해야
세탁기를 쓰기 어려운 실크나 니트는 의류 표기표에서 물세탁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손세탁한다. 물세탁이 가능한 제품은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고 짧게 담근 뒤 손으로 가볍게 눌러 씻는다.
오염을 없애겠다고 옷감을 세게 비비면 표면이 상하거나 모양이 달라질 수 있다. 헹굴 때도 비틀어 짜지 않고 깨끗한 물에 여러 차례 헹군다.
남은 물기는 마른 수건으로 제거한다. 수건 위에 옷을 펼친 뒤 함께 말아 손바닥으로 눌러주면 수건이 물을 흡수한다.
특히 니트는 젖은 상태에서 옷걸이에 걸지 않는 편이 좋다. 물을 머금은 옷의 무게 때문에 어깨와 몸통이 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조대나 평평한 곳에 눕혀 그늘에서 말리면 모양을 유지하기 쉽다.
실크도 강한 햇빛을 오래 받으면 색이 바래거나 표면이 거칠어질 수 있다.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말린다. 두꺼운 허리 밴드와 주머니 안쪽까지 마른 것을 확인한 다.
보관·수선·기부·폐기…수납 전 네 갈래로 정리
세탁을 마친 옷은 바로 상자에 넣지 않고 상태부터 확인한다. 다음 여름에도 입을 옷과 손봐야 할 옷을 나눠두면 다음 계절에 다시 꺼내 정리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옷은 보관, 수선, 기부, 폐기 등 네 갈래로 나눌 수 있다. 단추가 빠졌거나 밑단이 풀린 옷은 수선할 옷으로 따로 둔다. 작은 구멍이나 뜯어진 부분도 확인한다.
지난여름 거의 입지 않았거나 크기가 맞지 않는 옷도 따로 골라낸다. 상태가 괜찮으면 기부하거나 나눔을 고려할 수 있다. 심하게 닳거나 오염이 남은 옷은 지역별 의류 배출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
보관할 옷을 정했다면 옷장이나 서랍 안쪽의 먼지를 먼저 닦는다. 물걸레를 사용했다면 내부가 마른 뒤 옷을 넣는다.
상자나 수납함에는 옷을 끝까지 눌러 담지 않는다.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옷이 눌려 깊은 주름이 생기고 꺼낼 때도 불편하다. 무거운 옷은 아래쪽, 얇은 옷은 위쪽에 둔다.
압축팩은 부피를 줄일 때 편하지만 두꺼운 솜이 들어간 옷이나 형태가 쉽게 무너지는 옷에는 신중하게 사용한다. 오랫동안 강하게 눌리면 처음 모양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샌들·여름 이불도 정리…가을옷은 꺼낸 뒤 상태 확인
옷 정리가 끝났다면 여름에 신던 샌들과 침구도 함께 정리한다. 신발은 겉면에 붙은 흙과 먼지를 털고 소재에 맞는 방법으로 닦는다.
물세척이 가능한 샌들은 밑창과 끈 사이까지 말린 뒤 신발장에 넣는다. 가죽 신발은 물에 오래 담그지 않고 젖은 천으로 표면을 닦은 뒤 마른 천으로 물기를 제거한다.
신발 모양이 눌리는 것을 막으려면 안쪽에 종이를 가볍게 채우거나 형태를 잡아주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켤레를 겹쳐 쌓기보다 서로 눌리지 않도록 공간을 나눠 보관한다.
여름 이불과 얇은 침구도 세탁 표시를 확인한다. 부피가 큰 침구는 세탁기 안을 가득 채우면 물과 세제가 안쪽까지 고르게 닿지 않을 수 있어 세탁기 용량에 맞춰 나눠 세탁한다.
계절이 바뀌면서 꺼낸 가을·겨울옷도 상태를 살핀다. 오래 접혀 있던 옷은 주름이나 보관 냄새가 남을 수 있다. 바로 옷장에 걸기보다 잠시 펼쳐두고 먼지를 턴 뒤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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