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이장훈 기자] 현대자동차의 8월 글로벌 판매가 28만8,574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2% 줄면서 2022년 1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월 판매 30만 대 선이 무너졌다. 국내 판매는 41.1% 급감한 3만4,333대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았다.
해외 판매도 8.5% 줄었지만 내수 낙폭은 그보다 32.6%포인트 컸다.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밝힌 배경은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다.
시장 평균보다 가팔랐던 내수 추락
8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8.2% 감소했다. 다섯 회사가 모두 역성장했지만 현대차의 감소율은 시장 평균보다 12.9%포인트 더 컸다.
기아는 같은 기간 국내 판매가 7.6% 줄었고 해외 판매는 7.4% 늘었다. 국내외 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현대차와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현대차 국내 판매는 지난해 8월 5만8,330대에서 올해 3만4,333대로 2만3,997대 줄었다. 해외 감소분은 2만3,570대였다. 국내 비중은 전체 판매의 11.9%에 불과했지만 전체 감소분의 50.4%가 내수에서 발생했다.
60시간 파업이 멈춰 세운 생산라인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포함해 총 60시간 작업을 멈췄다. 오전·오후 근무조가 번갈아 파업하면서 생산라인 가동 중단은 120시간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 기간 약 5만5,2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도 8월 판매 부진의 배경으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직접 지목했다. 판매 감소와 생산 차질의 연결고리는 회사 설명에서도 확인된다.
신차 대기 수요까지 겹친 8월 판매
파업만으로 모든 감소분을 설명할 수는 없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 출시를 앞두거나 직후에 구매를 미루는 신차 대기 수요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8월 국내 판매에서 그랜저는 5,931대로 현대차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싼타페는 3,596대, 팰리세이드는 1,812대에 머물렀고 제네시스 전체 판매도 4,545대에 그쳤다.
같은 달 국내 완성차 시장 전체가 위축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현대차의 내수 감소율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회사가 생산 차질을 공식 원인으로 든 만큼, 이번 급락을 단순한 수요 둔화로만 보는 것도 맞지 않는다.
임단협 타결 뒤 출고 회복이 관건
노사는 8월 25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조합원 투표에서 61.55%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생산 차질을 키운 변수는 일단 해소됐다.
이제 관건은 밀린 생산과 신차 대기 수요가 실제 출고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느냐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를 앞세워 하반기 생산과 판매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8월 실적은 내수 시장 위축과 파업에 따른 공급 차질, 신차 교체기의 대기 수요가 한꺼번에 겹친 결과다. 9월 국내 출고가 정상화되는지가 이번 급락이 일시적 충격인지, 누적 부진의 연장인지 가를 전망이다.
이장훈 기자 l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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