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첼로를 배우는 데 정해진 나이는 없다. 다만 성인이 악기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어린 학습자와는 다른 시간이 시작된다. 직장과 일상을 병행하며 연습해야 하고, 이미 익숙해진 몸의 감각을 새로운 움직임에 맞춰야 한다. 악보를 읽는 일부터 손의 위치, 활의 방향, 리듬과 음정을 동시에 익혀야 하는 만큼 첫걸음부터 만만치 않다.
첼리스트 박송이 교수가 성인 학습자를 위한 첼로 교재 시리즈 ‘도도첼로’를 내놓았다. 오랜 기간 성인 수강생을 가르치며 마주했던 다양한 학습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첼로를 시작하는 성인이 자신의 속도로 악기를 익힐 수 있도록 설계한 교재다.
‘도도첼로’는 유명 연주곡을 많이 수록하는 방식보다 악기를 이해하는 과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첼로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무엇부터 익혀야 하는지 살피고, 각각의 기술을 다음 단계의 연주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내용을 배열했다.
성인 학습자에게는 연습할 수 있는 시간도,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과 악보조차 낯선 사람의 출발선 역시 다르다. 박 교수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 기초적인 음악 이해에서부터 연주 자세와 운지, 활 사용법, 리듬과 음정까지 필요한 내용을 차근차근 익히도록 교재를 구성했다.
특히 실제 레슨에서 축적한 설명 방식과 연습법을 책 안으로 가져왔다. 수업 시간에 이해한 내용을 집에서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해 교사와 함께하는 시간뿐 아니라 혼자 연습하는 시간까지 학습의 일부로 이어지게 했다.
이는 ‘얼마나 빨리 한 곡을 완성하느냐’보다 ‘악기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연주곡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기보다 기본적인 원리를 익히고, 그 원리가 손과 활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연주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박송이 교수에게 성인 교육은 단순히 어린 학습자를 위한 교재를 성인용으로 바꾸는 작업과는 다르다. 실제 수업에서 학습자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살피고, 설명의 순서와 표현을 바꾸며, 반복적인 연습 속에서 이해가 자리 잡는 방식을 찾아가는 일이 먼저였다.
박 교수는 “성인 학습자들을 지도하면서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설명할 때 효과적으로 이해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왔다”며 “‘도도첼로’는 교육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느꼈던 내용과 실제 수업을 통해 다듬어 온 교수법을 정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성인이 처음 첼로를 시작하더라도 자신의 속도에 맞춰 기본기를 이해하고 단계별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교재를 만들고자 했다”며 “연주곡을 익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첼로를 꾸준히 배울 수 있는 기초를 갖추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성인이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기술 하나를 추가하는 일만은 아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연습할 시간을 마련하고, 서툰 소리를 견디며,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의 연주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인을 위한 음악 교재에는 악기 사용법뿐 아니라 학습자의 시간과 속도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도도첼로’는 그 필요에서 출발했다. 빠르게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보다 한 음을 제대로 내는 법을 익히고, 몸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혼자 연습할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돕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첼로가 어느 순간 자신의 언어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긴 호흡의 배움을 설계한 셈이다.
박 교수는 이번 출간을 계기로 ‘도도첼로’를 활용한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이어갈 예정이다. 학습자의 수준과 특성에 맞춘 교수법을 보완하고 관련 교육 콘텐츠를 확장하면서 성인 첼로 교육의 선택지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악기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활 속에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다. ‘도도첼로’는 바로 그 시간을 위한 교재다. 첼로를 처음 만나는 성인이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가도록 돕는 하나의 안내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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