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류승우 기자┃T1이 벼랑 끝 승부에서 디플러스 기아(DK)를 밀어내고 KSPO 돔으로 향한다. 초반부터 끌려갔던 4세트마저 도란과 페이커를 앞세운 한타로 뒤집었다. 세트 스코어 3-1. 월드 챔피언십 3번 시드까지 확보한 T1의 다음 상대는 한화생명e스포츠다.
초반은 DK였다… 바텀부터 꼬인 T1
T1은 6일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에서 열린 202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 패자조 3라운드에서 DK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었다.
마지막 4세트에서 DK는 블루 진영에서 잭스(시우)-초가스(루시드)-애니(쇼메이커)-이즈리얼(스메시)-세라핀(커리어)을 꺼냈다. T1은 레드 진영에서 카밀(도란)-나피리(오너)-갈리오(페이커)-칼리스타(페이즈)-레나타(케리아)로 맞섰다.
출발은 DK가 좋았다. T1은 칼리스타-레나타를 바텀에 세워 라인전부터 힘을 주려 했지만 오히려 DK의 이즈리얼-세라핀에게 킬을 허용했다. DK가 바텀 압박을 이어가며 1차 포탑까지 먼저 밀자 T1은 라인 스왑으로 활로를 찾았다.
전령 앞에서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T1이 잭스를 먼저 끊었지만 DK가 곧바로 반격했다. DK는 이어진 교전에서도 이득을 챙겼고 드래곤 2스택까지 쌓았다. 초반 주도권은 확실히 DK 쪽이었다.
도란·페이커가 연 한타… 경기가 뒤집혔다
DK는 오브젝트를 앞세워 T1을 전장으로 불러내려 했다. T1은 섣불리 맞붙지 않았다. 딜러 성장에 시간을 쓰며 정면 승부를 피했다.
기다리던 틈은 미드 지역에서 생겼다. 도란과 페이커가 먼저 파고들며 DK 진영을 흔들었다. 카밀과 갈리오의 진입에 DK 대형이 무너졌고, 뒤이어 레나타까지 호응했다. T1은 DK 선수 4명을 잡아내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한 번 열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T1은 그대로 바론까지 가져갔다. 초반 내내 오브젝트를 앞세워 상대를 불러냈던 DK가 이번에는 T1의 교전을 받아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분석 데스크에서도 이 장면을 승부처로 꼽았다. 도란이 상대보다 먼저 순간이동으로 합류했고, 카밀-갈리오-레나타가 한꺼번에 달려들자 DK가 자랑하던 원거리 주도권 조합이 힘을 쓰지 못했다. 애니가 먼저 교전을 열 틈도 사라졌다.
드래곤 앞 또 한 번 대승… 7천 골드 차로 벌렸다
T1은 기세를 늦추지 않았다. 27분 드래곤을 앞두고 DK의 주요 스킬을 먼저 빼낸 뒤 다시 싸움을 걸었다.
도란의 카밀이 루시드의 초가스를 물고 늘어졌고 페이커의 갈리오가 파고들었다. 케리아의 레나타도 궁극기로 전장을 갈랐다. DK의 진영은 위아래로 찢어졌다. T1은 또 한 번 한타를 쓸어 담았다.
격차는 단숨에 7000골드까지 벌어졌다. 초반 두 개의 드래곤을 내주며 끌려가던 팀은 더 이상 없었다. T1은 미드 교전에서도 DK를 몰살시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대로 본진으로 밀고 들어가 넥서스를 깨뜨렸다. 3-1. T1의 KSPO 돔행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POM’ 도란 “85점… 더 중요한 경기 남았다”
4세트 POM(Player of the Match)은 도란이었다. 도란은 경기 뒤 “중요한 경기라 다 같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성과가 나와 만족스럽다”며 “평소보다 플레이가 원활하게 잘됐다”고 했다. 자신의 경기력에는 100점 만점에 “80~85점”을 줬다. 한화생명 ‘제우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는 “남은 매치업이 빡센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너는 DK의 강점인 미드-정글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밴픽부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전에는 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번에는 2-0으로 앞서다가 역전패해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방심하지 않고 3-0으로 이기도록 해보겠다”고 했다.
페이커 “지난 한화전에서 부족했던 부분 안다”
페이커는 이날 승리에서 중후반 교전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LCK에서 우승한 지 너무 오래돼 이번에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었다”며 “오늘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한화생명과의 재대결을 두고는 “지난 경기에서 배운 부분이 많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도 알고 있다”며 “그 부분을 보완해서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경기도 열심히 준비해 이번에는 꼭 우승까지 가겠다”고 했다.
페이즈는 이날 개인 통산 1500킬 기록까지 세웠다. 그는 “경기력 자체는 생각했던 것만큼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겨서 다행”이라며 “아직 우승이라는 성적이 없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 올해를 우승으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케리아에게도 기록이 하나 따라붙었다. 이날 LCK 서포터 최초로 통산 6500어시스트를 달성했다.
케리아는 “라인 전체가 잘해줬고 우리가 경기하기 편한 조합도 많이 나왔다”며 “교전에서도 준비했던 설계대로 잘 풀었다”고 했다. 이어 한화생명전을 향해 “개인적으로 자신 있다”며 “KSPO 돔을 빨갛게 물들이겠다”고 말했다.
톰 감독은 “3-0까지도 바라볼 경기력이었는데 2세트에서 실수가 나와 아쉬웠다”며 “선수들이 강한 타이밍과 약한 타이밍을 잘 인지했고 그 과정에서 소통도 잘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승 진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꼭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하겠다”고 했다.
이제 KSPO 돔… 한화생명과 다시 붙는다
T1은 이번 승리로 플레이오프 4라운드인 결승진출전에 올랐다. 2026 월드 챔피언십 3번 시드도 확보했다.
무대는 롤파크에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으로 바뀐다. 상대는 한화생명e스포츠다. 두 팀은 최근 맞대결에서 T1이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도 세 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역전패한 악연이 있다.
이번에는 패배하는 쪽의 LCK 우승 도전이 끝난다. 승자는 먼저 결승에 올라 기다리고 있는 젠지와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DK의 2026 LCK 여정은 이날 끝났다. 최종 4위로 시즌을 마친 DK는 월드 챔피언십 4번 시드를 확정했다.
롤파크에서 살아남은 T1은 이제 더 큰 무대로 간다. 남은 길은 두 경기. 첫 관문부터 며칠 전 자신들에게 역전패를 안겼던 한화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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