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의 여건을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대화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에 변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생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재개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백악관은 지난 1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정보원도 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두 정상 간 회담이 어느 때라도 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우리들만의 일이 아니다"며 "가까이는 동북아의 안정, 멀리는 세계 평화의 핵심 과제"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막중한 과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해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에게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또 "거주국의 전문가, 의회, 시민들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평통 제22기 핵심 사업인 '100만 세계시민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삶 그 자리에서부터 평화의 가치를 전달해 나간다면 세계시민들도 결국 한반도 평화의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가까워야 할 남과 북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서로 맞서는 데 낭비하고 있다"며 "80년 넘게 쌓인 벽은 기다린다고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평화공존 3대 청사진'인 △분단을 거둬내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긴장 요인을 제거해 실질적인 안전을 담보하는 '안정적 평화공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도 다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이정표를 세웠으니 나아갈 때"라며 자문위원들에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만들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국내 정치의 변화나 국제 정세의 부침에 따라 긴장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립과 대결을 전제로 한 정전체제를 협력과 번영의 기반이 될 평화체제로 반드시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북 대화의 시계는 7년째 멈춰 있으며 벽은 더 높아졌고 길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걸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천 제물포항을 떠났던 이민 선조들을 언급하며 "123년 전 제물포항구를 떠난 분들에게도 원래 길은 없었다. 없는 길을 만들어 걸어가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대 동포께서 고난을 이겨내고 독립을 지원하셨던 것처럼 이번에는 한반도 평화 실현이라는 숙원을 이루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실천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강창일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인사말에서 "22기 민주평통은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여야 한다"며 "미주지역 현지에서 글로벌 지지를 이끌어내는 주역은 바로 미주지역 자문위원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부의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 7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유라시아 지역회의에서 밝힌 '북한의 문이 열릴 때까지 계속 두드리겠다'는 발언을 두고 "인내심을 가지고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이자 다짐"이라며 "조금씩 풀려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방용승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 확대를 위한 '평화·통일 100만 국민 인터뷰', 사회적 대화 활성화, 청소년 평화교육, 국제사회와의 연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주요 사업으로 제시했다.
이날 정책대화에서는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의 구체적인 정책 제안도 이어졌다. 이인숙 미주지역회의 간사는 미국 연방 의원 면담, 현지 시민단체 및 백악관을 대상으로 한 편지 보내기 캠페인 등 공공외교 활동을 소개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력을 끌어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우현 캐나다 청년위원은 재외동포가 추진하는 남북교류를 지원할 창구 마련과, 남북한 모두와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을 제언했다. 석다이아나 아르헨티나 상임위원은 미래세대의 평화·통일 인식을 높이기 위해 미주지역 통일동산, 서재필 기념관 등 현장 방문과 모국 방문 기회 확대를 요청했다.
행사 말미에는 '평화의 다짐, 실천의 약속'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자 실천할 내용을 적은 '손다짐 보드'를 들고 흔들며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민주평통 미주지역 간부위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을 격려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에게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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