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와 세부담 상한을 당초안보다 완화하며 세 부담 논란 진화에 나섰다. 다만 보유·양도 단계의 세제 강화 기조는 유지된다.
서울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이 함께 오르는 가운데 임대차시장 불안도 여전하다. 이번 세제 수정도 전·월세 수급과 가격 흐름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발 커지자 종부세 일부 조정…민심 수습 나선 정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9% 상승했다. 특히 실수요가 집중된 강북권 등 외곽지역도 오름세다. 전세가 역시 서대문구(0.45), 도봉구(0.37), 노원구(0.37) 등을 중심으로 강세다.
다주택자 규제로 매도나 실거주 전환이 늘면 임대차 매물은 줄어든다.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면 전세를 월세로 돌려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와 세제 개편안에도 매매와 전·월세가격 모두 상승해 집값 안정 효과보다 임대차시장 부담만 커졌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해 비판이 이어졌다. 정부는 결국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9억원→12억원)와 비거주 공동명의 기본공제(1인당 4억원→6억원), 세부담 상한(200%→150%)을 조정하며 세 부담 우려 진화에 나섰다.
◇공제 조정에도 세 부담↑…보유세 인상 기조 불변
다만 비거주 1주택자의 높아진 종부세 부담은 그대로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현행 18억원에서 12억원으로 줄어든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2028년 80%까지 높아지고 세율 인상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세부담 상한을 150%로 유지하더라도 보유세가 오르면 실제 인상분이 여러 해에 걸쳐 반영되는 구조다. 양도소득세 개편안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특히 시장 반발이 컸던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최대 10억원 한도 설정 방안도 유지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현행 정부안대로 유지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수정안은 세 부담을 완화했다기보다 일부 항목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한 데 가깝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을 통해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은 그대로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 부담이 올라가는 속도만 늦춰진 것이고, 정책 목표와 시장에 미치는 기본적인 효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급매 줄고 ‘똘똘한 한 채’ 지속…전·월세 불안 해소도 역부족
이번 조치로 비거주 1주택자의 매도와 실거주 전환 압박은 줄었다. 다만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는 크지 않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단기적으로는 서울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예상됐던 매물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며 “최근 대출 규제와 높은 주택가격으로 매수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세금 부담으로 급매물이 늘었다면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그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시장에서는 임대인이 세금 때문에 주택을 매도하거나 실거주로 전환할 유인이 줄면서 기존 전세 공급이 일부 유지되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서울 전세가격과 매물은 규제지역 지정, 입주물량, 전세대출 규제, 월세 전환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함께 받는 만큼 이번 세제 수정만으로 전셋값이 안정되거나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선호지역의 고가주택 한 채에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세 부담이 커질수록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선호 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려는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가주택 밀집 지역도 일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에는 가격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있고,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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