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내달 2일 관계인집회를 앞둔 홈플러스가 상거래 공익채권자들을 대상으로 공익채권 분할 상환에 대한 동의 확보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법원 측은 동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공익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법원의 입장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홈플러스 상거래 공익채권자들의 동의율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를 묻는 본지 질의에 “법원이 홈플러스 측에 ‘동의’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며 “홈플러스 측의 자구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8일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공익채권자들로부터 공익채권 분할 상환에 대한 동의를 받아올 것을 요청했다”며 채권자들에게 분할 상환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홈플러스가 공익채권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은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서 다른 채권보다 우선 변제되며, 임금과 퇴직금,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납품대금 등이 포함된다. 특히 공익채권자는 수시로 변제를 요구하거나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는데, 자금난을 겪는 홈플러스에 혹시라도 공익채권자들이 강제로 채권 집행에 나서면 회생이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된다.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 등을 통해 이를 변제한다는 계획이지만, 대규모 공익채권을 한꺼번에 상환할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공익채권별로 상환 시기를 달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변제 시기가 뒤로 밀린 상거래 공익채권자들의 반발이 크다. 홈플러스 공익채권단 협의회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약 633억원 규모의 급여 및 퇴직금 공익채권을 2027년 2월까지 약 69% 변제하고 2028년 2월까지 전액 변제할 계획이다. 신탁담보채권 역시 2028년까지 대부분 변제할 예정이다. 반면 약 5032억원 규모의 물품대금 공익채권은 같은 기간 동안 0.5%만 변제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공익채권 가운데서도 채권 종류에 따라 변제 시기와 규모에 큰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공익채권자들에게 ‘법원 요청’을 내세워 분할 상환 동의를 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공익채권자들의 반발을 줄이는 동시에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으로 법원의 입장을 활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법원 측의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일 것”이라고 했지만, 앞선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 차원에서 명시적 동의를 요구하거나 일정 비율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았다”선을 그었다.
홈플러스 공익채권단 협의회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LKB평산의 김태희 변호사는 “홈플러스 측에서 법원의 요청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협의회 측에서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나 증빙을 제공받은 바는 없다”고 했다.
한편 내달 2일 열리는 관계인집회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의 수행가능성을 이해관계자들이 따져보는 핵심 절차다.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주주 등이 회생계획안을 심리하고 결의하며, 법원은 이를 토대로 회생계획안의 인가 여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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