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연의 작가 스토리] 바실리 칸딘스키와 프란츠 마르크에 대하여①에 이어
[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지난 칼럼에서는 청기사파를 대표하는 두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와 ‘프란츠 마르크’를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보기로 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프란츠 마르크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고자 한다. 프란츠 마르크를 함께 보며 청기사파 작품만의 매력에 퐁당 빠져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먼저 마르크는 앞서 언급했듯 칸딘스키와 함께 청기사파를 이끈 주요 인물이다. 마르크 역시 고흐와 고갱을 비롯한 후기인상주의 화가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프랑스에서 로베르 들로네의 작품을 접하면서 오르피즘의 영향도 받았다. 여기서 오르피즘이란 쉽게 말해 색채를 중요하게 활용한 입체주의의 한 흐름이라고 이해하면 좋다.
뿐만 아니라 마르크의 작품에서는 움직임과 속도감을 중요하게 여겼던 이탈리아 미래주의를 연상시키는 요소도 찾아볼 수 있다. 오르피즘과 미래주의 모두 입체주의와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한 미술 경향이다. 작품 속 대상을 각지고 분할된 여러 면으로 표현한 모습을 살펴보면 앞선 설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마르크의 대표작은 ‘꿈’이다. 이 작품은 마르크가 독일 바이에른의 진델스도르프에서 머물던 시기에 제작한 작품으로, 이후 칸딘스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마르크의 작품을 보다 보면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동화적인 상상력을 더해 현실 너머의 세계를 화폭에 펼쳐놓은 듯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지난번 살펴본 것처럼 칸딘스키가 파란색을 영적인 색으로 여겼다면, 마르크 역시 색채에 자신만의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에게 파란색은 엄격하고 영적인 남성적 원리를, 노란색은 온화하고 관능적인 여성적 원리를 의미했다. 반면 빨간색은 물질적이고 무거운 성격을 지닌 색으로 바라보았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한 작가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이미지나 색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 의미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의 작품 감상은 사뭇 다르다.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색과 형태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고,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나는 칼럼을 통해 작품과 기법을 소개하면서 종종 여러분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기를 권하곤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여러분이 꿈꾸는 유토피아를 화폭에 담아보고, 그 안에 등장하는 대상과 색 하나하나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프란츠 마르크의 ‘꿈’을 모티브로 삼아 자신만의 ‘꿈’을 그려보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그곳에는 무엇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세계를 어떤 색으로 표현하고 싶은지 생각해보자. 이러한 과정은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색다른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색 하나하나에 자신만의 의미를 더하다 보면 작품에는 자연스럽게 나를 위한 에너지가 담긴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 자체가 하나의 힐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칼럼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과 표현 기법, 당시의 사회와 미술의 흐름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현해보면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잠시나마 작가의 마음이 되어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색감과 분위기에 끌리는지, 그리고 마음속으로 어떤 세상을 그려왔는지를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만을 위한 작품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훗날 사진을 꺼내보듯 당시의 감정과 생각을 다시 들여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이 칼럼을 통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 글에서도 예술을 통해 또 하나의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가기로 하며,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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