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 아비뇽 찍고 대극장으로…"아비뇽 록스타, 꿈 같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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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아비뇽 찍고 대극장으로…"아비뇽 록스타, 꿈 같은 경험"

연합뉴스 2026-08-25 17:46:51 신고

판소리 '눈, 눈, 눈' 내달부터 전남광주·제주 등 순회

10월 LG아트센터 무대에…"더 큰 스케치북에 펼칠 마법 기대"

소리꾼 이자람 소리꾼 이자람

[LG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현지에서 '올해 아비뇽 축제의 록스타'라는 평을 들었어요. 판소리를 몰랐던 관객들이 '이런 아름다움이 있구나' 하면서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달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창작 판소리를 선보이고 돌아온 소리꾼 이자람은 작품의 한국 공연을 앞두고 뜨거웠던 현지 반응을 이렇게 떠올렸다.

이자람은 2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꿈 같은 경험이었다"며 아비뇽 무대를 돌아봤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카페든 식당이든 어딜 가나 공연 얘기를 하는 거예요. 현지인들이 저를 알아보고 '리허설이 좋았다는 소문에 표를 구하고 있다'고 해서 '여기가 아비뇽이구나'라고 실감했죠."

아비뇽 페스티벌은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 축제로 꼽힌다. 이자람은 톨스토이의 단편 '주인과 일꾼'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눈, 눈, 눈'을 아비뇽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렸다.

다음 달 18일부터는 전남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시작으로 구미, 서울, 제주 등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특히 10월 23∼24일에는 지난해 작품이 초연됐던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스케일을 키워 재공연을 연다.

그는 1천300여석 규모의 LG아트센터 공연에 대해 "원작을 접했을 때 머릿속의 그림은 '광활한 무대에 제가 눈보라 속에서 조그맣게 서 있는 모습이었다"며 "더 큰 스케치북을 만났을 때 어떤 마법이 펼쳐질지 기대하는 중이다. 눈보라 효과 등을 잘 연출해볼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소리꾼 이자람 소리꾼 이자람

[LG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인과 일꾼'을 차용한 '눈, 눈, 눈'은 이윤만을 좇는 상인 '바실리'가 한겨울에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죽음이 코앞에 닥친 설원 한복판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과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공연에는 소리꾼과 북을 치는 고수 두 사람이 등장하며 오로지 북과 재담, 소리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한국어와 판소리 모두 익숙하지 않은 아비뇽 관객들은 소리의 힘에 매료됐다.

이자람은 "판소리의 추임새를 영어나 불어로 넣고, 중간중간 불어로 농담을 던지면서 관객과 가까워지려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중간에 눈보라 소리 추임새를 관객에게 부탁하기도 했어요. 부끄러워할 줄 알았는데 제가 부채를 펼 때마다 (관객이) 눈보라 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공연을 함께 만들더라고요."

그는 "프랑스 관객은 판소리에서 살리는 '우리말의 맛'을 느끼지 못하지만, 인물과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매우 집중해서 보는 느낌이었다"며 "저의 제스처와 마임에 놀랐다는 평도 들었는데, 해외에서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담아내면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자람은 브레히트 등 다수의 서양 고전을 판소리로 만들어 왔다. 그는 "현대나 근대 작품은 너무 (시대적으로) 가까워서 감정의 농도가 짙어진다는 느낌인데, 고전은 동시대와 거리가 있어 저라는 소리꾼이 과한 무게감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판소리가 가진 매력으로는 "상상력을 끌어내는 힘"을 꼽았다.

"관객의 상상력을 원료 삼아 저도 무대 위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거든요. 관객도 그러한 상상력이 하나가 되는 것을 경험해서 다시 판소리를 찾으시는 것 같아요."

소리꾼 이자람 소리꾼 이자람

[LG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자람은 다가오는 한국 공연에서 "몸에 쌓인 경험으로 공연을 잘 해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안고 더 많은 에너지로 넓어진 무대에서 잘 해낼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기대감을 느낀다"며 "제가 머릿속에서 그려왔던 그림을 관객과 함께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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