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간] 찌니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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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간] 찌니주의보

뉴스앤북 2026-08-25 09:06:23 신고

 찌니주의보
 찌니주의보

[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한국현대사의 굵은 상흔을 남도의 구수한 입말과 뜨거운 인간애로 풀어내며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버지의 해방일지'(창비 2022). 그 신드롬의 주인공 정지아가 4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찌니주의보'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이념과 역사의 비극을 눈물겨운 해학으로 승화시키며 독보적인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한 그가 이번에 펼쳐 보이는 무대는 평균 연령 일흔여덟살의 산골 ‘수평마을’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 역사와 이념 너머 한 인간의 전모를 발견하는 소설이었다면, '찌니주의보'는 낯선 이웃과 밥을 나누며 정체성과 편견 너머 사람을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다. 전작이 거침없는 웃음 뒤에 묵직한 슬픔을 남겼다면, 이번 작품은 좀더 빠르고 경쾌한 소동 속에서 더 풍성한 감정의 파고를 만들어낸다.

이성애자와 성소수자, 토박이와 귀촌인, 한국인과 이주여성, 도시의 젊은이와 농촌의 노인들…… 살아온 시간도 사랑의 방식도 전혀 다른 이들이 한마을에 모여 흉을 보고 싸우고 밥을 먹이며 어느새 이웃이 되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펄떡인다. 정지아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유머는 한층 능청스러워졌고, 인간의 모순과 상처를 헤아리는 다정한 시선은 더욱 섬세해졌다. 익숙한 마을의 정서와 오늘의 첨예한 문제를 한데 품은 이 소설은 전작의 팬부터 처음 정지아를 만나는 독자까지, 세대와 취향 차이를 넘어 한자리에서 웃게 하는 힘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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