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서른 즈음에 도달한 직장인들은 종종 정답 없는 퀴즈 쇼에 던져진 듯한 혼란을 겪곤 한다. 겉보기에는 완벽한 성인처럼 보여도 혼자 남겨진 방 안에서는 이유 모를 불안감이 밀려온다. 시중에 넘쳐나는 가벼운 위로와 조언이 큰 소용을 발휘하지 못하는 까닭이 존재한다. 근원적인 질문에 대답하려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거대한 지혜가 필요하다.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이 조용한 방 안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외부 자극을 좇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내면의 자아를 대면하기 두려워한다. 카프카의 저서 '변신'에 등장하는 그레고르가 외부 기대에 짓눌려 스스로의 목소리를 외면하다 벌레가 된 사연은 묵직한 경고장이다. 고독 속에서 자신의 실체를 직시할 때 진정한 내적 성장이 움트기 시작한다.
일과 생존 전략 영역에서는 마키아벨리와 니체의 통찰력이 훌륭한 나침반 역할을 담당한다. 마키아벨리는 급변하는 현실을 버텨내려면 여우의 교활함과 사자의 힘을 두루 갖추라고 충고했다. 성실함이라는 단일 무기만 쥐고 버티기 가혹한 경쟁 사회에 꼭 필요한 지혜다. 덧붙여 니체는 번아웃 증후군의 근본 원인을 무의미함에서 찾았다. 타인의 규범에 억눌려 주체성을 잃어버린 상태를 경계해야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다.
인간관계와 사랑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는 헤겔의 변증법적 사고방식을 활용할 만하다. 사랑이 끝난 뒤 찾아오는 상실감은 절대 쓸모없는 불행에 국한될 까닭이 전무하다. 헤겔은 삶이 대립과 충돌을 거치면서 높은 단계에 진입하는 거대한 운동이라고 파악했다. 이별과 갈등이 남긴 흉터를 마주하고 극복하는 훈련은 사람을 더욱 성숙한 인격체에 도달하도록 돕는 필연적인 도약대에 비유된다.
종국에 우리는 유발 하라리의 명상 습관과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빌려 불확실성을 제어할 힘을 얻게 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잠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자아를 객관화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소셜미디어에 전시된 타인의 화려한 일상에 동요하기보다는 현상 이면에 숨겨진 욕망의 실체를 간파해야 마땅하다. 수천 년 역사를 견뎌낸 철학자들의 묵직한 문장들이 길 잃은 현대인의 인생 여정에 든든한 지지대 역할을 톡톡히 해낼 전망이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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