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톡스] 화폐의 착시…거품이 걷히면 민낯이 드러난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머니톡스] 화폐의 착시…거품이 걷히면 민낯이 드러난다

연합뉴스 2026-08-25 07:15:00 신고

3줄요약

명목가격 부풀려졌던 자산, 가격조정 가능성

원/달러 환율 1,300원대 계속 원/달러 환율 1,300원대 계속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3일 서울 명동 거리 한 환전소에 이날 원/달러, 원/엔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2026.8.23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선임기자 = # 우리 경제사에서 원화 가치가 급격한 약세에서 구조적인 강세로 돌아선 시기는 1998∼2000년대 초반(외환위기 극복), 2004∼2007년(글로벌 호황), 2009∼2011년(금융위기 직후)을 꼽을 수 있다.

2004∼2007년 구간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급증했고 환율은 1,200원에서 900원대까지 하락했다. 환차익을 노린 해외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1,000에서 2,000대까지 올라섰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강세가 두드러졌다. 금융위기 이후 국면에선 환율이 1,500원대에서 1,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회복했고,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 급증과 가계부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수년간 하락세를 겪었다.

# 지난 6월 장중 최고 1,5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갔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을 의미한다.

6월만 해도 평균 환율이 1,527.95원으로,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2월(1,626.7원) 이후 2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었다.

당시 다른 나라의 화폐와 비교해보면 원화 가치의 하락은 더 두드러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6월 실질실효환율은 82.99(2000년 수준=100)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79.31)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의 실질 가치가 다른 나라 화폐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당시 원화는 64개국 중 초저금리로 역대급 약세를 보인 일본(65.3)을 제외하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과 외환 유출 압력이 높았고, 물가 오름세보다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빨랐다.

삼전·닉스 동반 하락에 코스피 3% 하락 삼전·닉스 동반 하락에 코스피 3% 하락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15.99포인트(3.12%) 내린 6,696.96으로 장을 마쳤다. 2026.8.24 jjaeck9@yna.co.kr

#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달러화의 기세가 꺾이고 원화 가치가 반등한 것은 미국 재정적자 우려와 국내 수출기업들의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 그리고 수급 불균형의 정상화가 맞물려서다.

원화 가치 상승은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회복되고, 자산 가격에 끼어 있는 화폐의 거품이 걷히는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젠 고환율 국면에서 목격한 자산 가격의 무차별 상승이 과연 정상적인 것이었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자 일제히 가격표에 찍힌 명목 가격이 올랐다. 이는 본질적인 가치가 높아졌다기보다, 화폐의 실질 구매력이 녹아내린 '인플레이션 프리미엄'에 가까웠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로는 금리, 수요와 공급 등의 중요한 요인이 있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옥석구분 없이 일제히 오른 것은 인플레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현금을 쥐고 있으면 '벼락 거지'가 된다는 공포 속에서 펀더멘털과 무관한 자산까지 화폐 착시를 타고 거품을 키운 것이다.

반대로 원화 가치가 오르는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거품 조정이 이뤄진다.

수입 물가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며, 현금으로 살 수 있는 실질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늘어난다. 명목가격이 부풀려졌던 자산이나 과도한 빚으로 떠받쳐지던 자산은 가격 조정 압력을 받게 된다.

# 경제 현상과 자산시장이 늘 한 방향으로만 가는 건 아니다. 다만 역사를 되짚어 볼 때 화폐 가치가 회복되면 자산시장은 직전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무차별적인 상승세에서 벗어나, 실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있는 우량자산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수 있다. 명목가격이 일제히 오른 한계 자산들은 거품이 걷히며 조정을 겪을 수 있다. 거품이 걷히고 디레버리징의 파고가 지나가면, 비로소 자산의 진짜 가치가 드러난다.

indig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