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고전주의의 정돈된 균형감에서 20세기 초의 급진적인 화성, 거대한 낭만주의의 폭발까지 피아노 문법의 거대한 진화가 젊은 연주자의 손끝에서 낱낱이 해부된다.
피아니스트 신민아가 오는 16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귀국 피아노 독주회를 개최한다. 독일 명문 국립음대들을 석권하며 유럽 무대에서 탄탄한 실력을 다져온 신민아는 모차르트, 클라라 슈만, 스크랴빈, 리스트의 대곡들을 관통하며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과 입체적인 해석력을 증명한다.
포문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피아노 소나타 제10번 다장조 K.330(Piano Sonata No. 10 in C Major, K. 330)’이 연다. 1784년 인쇄된 이 작품은 중간 악장 ‘안단테 칸타빌레(Andante cantabile)’의 유연한 노래와 바깥 악장의 정교한 균형을 통해 연주자의 투명한 터치와 프레이즈 감각을 정밀하게 시험한다.
이어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의 ‘로베르트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 20(Variations on a Theme by Robert Schumann, Op. 20)’으로 무대의 온도를 바꾼다. 남편 로베르트 슈만의 음악 소재를 변주 형식 안에서 새롭게 조명한 작품은 각 변주의 미세한 표정을 분리해내면서도 전체 구조의 유기적 연속성을 사수하는 치밀한 해석을 요구한다.
1부의 대미는 알렉산더 스크랴빈(Alexander Scriabin)의 ‘피아노 소나타 제5번 작품 53(Piano Sonata No. 5, Op. 53)’이 장식한다. 1907년 작곡된 이 곡은 모차르트와 클라라 슈만에서 흐르던 전통적 조성 감각에서 과감하게 이탈해 20세기 초 특유의 파격적인 화성과 숨 가쁘게 요동치는 정서적 변화를 폭발적으로 쏟아낸다.
휴식 후 후반부는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피아노 소나타 나단조 S.178(Piano Sonata in B Minor, S. 178)’ 한 곡으로 온전히 채워진다. 단 하나의 짧은 주제가 수많은 변형과 반복을 거쳐 거대한 건축적 서사를 완성하는 리스트의 최고 걸작이다. 장시간의 치밀한 구조 설계와 연주자의 극한 기교, 강철 같은 체력이 총동원되어야 하는 무대다.
신민아는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도독해 만하임 국립음대 피아노 석사과정을 최고점으로 마쳤다. 이어 뮌스터 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Konzertexamen)을 졸업하며 전문 연주자로서의 기반을 공고히 했다. 독일 체류 시절 루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루트비히스하펜 하크 미술관 독주회, 뮌스터 리사이틀 등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쳤고, 한국문화예술전국음악콩쿠르 전체대상, 이비자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소나타 특별상 등을 수상하며 기량을 공인받았다.
석유경, 김희재, 강세라, 이은정의 사사를 거쳐 독일 만하임 음대에서 볼프강 슈미트-레오나르디(Wolfram Schmitt-Leonardy)를, 뮌스터 음대에서 마이켈 켈러(Michael Keller)를 사사한 신민아는 이번 귀국 독주회를 기점으로 국내 무대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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