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예순이 넘은 나이에 글쓰기를 시작해 67세의 나이로 문단에 등단, 83세의 나이로 첫 책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을 출간하며 ‘인생에 늦은 때란 없음’을 몸소 증명해 낸 작가 윤명숙의 신간 '명랑한 독립'이 출간되었다. 고작 19년, 꿈 많은 소녀로 살던 잠깐을 제외하면 65년간 한국 현대미술계의 거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내내 빛났던 남편의 곁에서 자신의 삶을 뒤로 한 채 내조와 육아에만 전념하며 묵묵히 살아온 터였으므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서야 비로소 홀로서기를 해볼 결심이 섰다. 그리하여 아이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시니어하우스(실버 아파트) 입소 제한 연령 마지노선인 만 85세를 턱걸이로 통과해 겨우 이사를 한다.
엄마의 그런 아슬아슬한 도전을 바라보는 딸의 마음은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당신의 건강을 생각하시어 그저 자녀들 손길 닿는 집 안에서 가만히만 계시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엄마가 내일 맞이할 일상이, 자신에게도 곧 들이닥칠 미래였기에.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온전한 한 개인으로 자유롭게 살아보겠다 결심한 엄마에게 딸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결국 응원과 격려뿐이었다.
인생 4막에 이른 나이에도 조용한 열정과 활기를 잃지 않고 오랜 삶으로 다져온 노련함으로, 때로는 조금 뻔뻔해질 수밖에 없는 늙은 몸으로 자기만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윤명숙 작가와, 한국전쟁부터 챗GPT까지 그 모든 변화와 역사를 온몸으로 통과하고 있는 엄마를 존경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또 이윽고 자신도 맞게 될 노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엄마 곁에 선 박승숙 작가, 이 모녀가 담담히 완성해 가는 이중주는 애틋함을 넘어 감동까지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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