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두려움 없이 사랑하기 어려운 시대다. 1인 가구 증가, ‘N포 세대’, 혼인율 및 출산율 감소 등이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취업, 독립, 결혼을 통한 ‘성인기’ 진입이 어려워지고 성역할이 재편되는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연애와 사랑 앞에서 혼란을 느낀다. 여성 폭력과 다양한 혐오가 만연한 현실 역시 자유로운 관계 맺기를 방해한다. 연애만이 위기는 아니다. 외로움과 고립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 사회문제로 부상했으며, 조금만 스트레스를 주고 해를 끼치는 사람은 ‘손절’하라는 조언이 넘쳐난다. 갈등과 소통에 점점 더 취약해지는 시대, 우리의 관계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25년간 국가폭력과 빈곤, 젠더 규범 철폐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 삶을 바쳐온 딘 스페이드는 오랜 시간 구체화해 온 정의와 원칙을 사적 관계에서도 실천하겠다는 일념 아래, 10년 동안 아이디어를 그러모아 '이 망할 세상에서 사랑이라니!'를 썼다. 그간 운영하고 참여해 온 공동체가 관계 갈등으로 와해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왜 관계에 있어서는 정의를 실천하기가 이토록 어려운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일대일 낭만적 사랑을 관계의 표준이자 정점으로 삼는 ‘로맨스 신화’는 함께 살아가는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각자도생의 경쟁적 문화는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가?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소유하고 통제하지 않고도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 딘 스페이드는 저항과 연대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통찰과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심리 작업 및 동료 지원 실천을 바탕으로 이러한 질문에 답해나간다. 우리 안에 깊이 내면화된 사랑의 사회적·문화적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고, 관계 안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패턴을 짚어내며, 우정과 사랑, 돌봄이 뒤섞인 위계 없고 다채로운 관계를 제안한다. 정상성과 성차별에 기반한 낡은 관계 규범을 넘어, 두려움 없이 사랑하고 욕망하고 관계 맺기 위한 동시대적인 안내서가 마침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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