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증시 이탈로 달러·원 환율이 야간거래에서 1540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530.00원에 출발한 후 상승세가 이어지며 야간거래에서 1540원대를 돌파했다. 달러·원 환율 시작가가 1530원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이러한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동시에 치솟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문다운 연구원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다”며 “1530원대 초반까지 올라선 이후 간밤 이란이 쿠웨이트 공항을 공습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장중 1536원까지 상승 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가속화가 원화 약세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1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약 67조원에 달했다. 최근의 달러 강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1% 오른 99.53이었다.
외환 당국의 원화 약세 방어로 외환보유고도 줄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2026년 5월말 외환보유액’ 발표에 따르면, 5월 국내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8억8000만달러 감소한 4269억9000만달러(약 649조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등 시장안정화 조치에 기인해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높아진 달러·원 환율을 잡기 위해 다시 한 번 구두개입에 나섰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시장 내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며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하반기에도 달러·원 환율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미국의 대 주요국 관세 재부과와 대미 투자로 인한 미국 달러 유출로 하반기에도 달러·원 환율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 직접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 미국 달러의 국내 공급 유인이 줄어들고 있어 환율 하락 폭이 제한돼 하반기에도 1400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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