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책방] 내 판단을 믿는 순간, 마음은 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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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책방] 내 판단을 믿는 순간, 마음은 속는다

뉴스컬처 2026-06-03 16:52:58 신고

책 '마음의 법칙'. 사진=포레스트북스
책 '마음의 법칙'. 사진=포레스트북스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사람은 자신을 꽤 잘 안다고 믿는다. 감정을 말한다고 여긴 순간에도 실제로는 타인에 대한 판단한다. 공감한다고 말하면서도 동의해야 할까 봐 귀를 닫는다. '마음의 법칙'은 어긋난 판단을 51가지 심리 법칙으로 풀어내는 대중 심리서다. 장점은 어렵게 포장하지 않는 문장이다. 일상의 말실수, 회의실 침묵, 면접 순서, 연애 취향, 음모론까지 끌어와 마음의 허술한 작동 방식을 꺼낸다.

가장 설득력 있는 부분은 감정과 판단의 구분이다. “내가 느끼기에”라는 말은 종종 자기 판단을 감정처럼 감춘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면서도 감정 표현인 듯 말하는 식이다. 대화의 갈등이 감정 부족보다 언어의 부정확성에서 자주 생긴다고 본다. 공감과 동정을 나누는 설명도 유용하다. 고통에 잠식되는 일과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거리를 확보하는 일은 다르다.

심리학 실험을 사회 현상과 잇는 방식도 읽을 만하다. 매몰 비용 오류는 망가진 관계나 실패한 선택을 붙드는 이유가 된다. 통제력 갈망은 미신과 음모론을 키운다. 판단이 불안할 때 사람은 주변 반응을 빌려 확신을 조정한다. 연기가 차오르는데도 남들이 앉아 있으면 위험을 낮게 평가하는 사례는 섬뜩하다.

약점은 실용 조언이 때때로 과감하다는 점이다. 면접관과 공통점을 사전 조사해 활용하라는 식의 조언은 심리 법칙 설명과 전략 사이에서 아슬아슬하다. 유사성의 원리나 첫머리 효과를 알면 관계와 설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사람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표현은 쉽게 조작의 언어로 기울 수 있다. 대중 심리서가 늘 마주하는 긴장이다. 설명은 유익하지만 적용은 윤리의 문제를 남긴다.

마음을 꿰뚫어보게 해준다는 약속보다, 내 판단이 얼마나 자주 빗나가는지 확인하게 하는 쪽에서 힘을 얻는다. 공감의 어려움, 우월함 환상, 스포트라이트 효과, 다중의 무지는 모두 특별한 누군가의 오류가 아니다. 누구나 빠지는 일상의 자동반응이다. 좋은 독자는 활용 요령만 가져가지 않는다. 내 확신을 한 번 늦추고, 상대의 말과 상황을 새로 살피는 태도까지 얻어야 한다. 심리학의 실용성은 남을 다루는 기술보다 자기 착각을 줄이는 데서 선명해진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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