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은 집 냉장고에서 자주 보이는 식재료 중 하나다. 국을 끓여도 좋고, 무쳐 먹어도 좋다. 하지만 고추장과 고춧가루 양념을 더해 걸쭉하게 끓이면 익숙한 반찬이 전혀 다른 한 접시로 바뀐다. 아귀나 해물이 없어도 콩나물 한 봉지만으로 밥을 부르는 콩나물찜을 만들 수 있다.
콩나물찜은 재료보다 조리 순서가 맛을 가른다. 콩나물을 오래 익히면 아삭한 맛이 사라지고, 물 조절을 놓치면 양념이 묽어진다. 반대로 콩나물 숨이 반쯤 죽었을 때 양념장을 넣고, 마지막에 전분물로 농도를 잡으면 식당에서 먹던 빨간 찜 요리처럼 완성된다.
콩나물 한 봉지로 만드는 빨간 찜 요리
콩나물찜은 해물찜이나 아귀찜처럼 보여도 준비 과정은 훨씬 간단하다. 콩나물 1봉지를 중심에 두고 양념장과 전분물만 준비하면 된다. 냄비 하나로 조리할 수 있어 설거지도 많지 않다.
콩나물은 익는 동안 부피가 크게 줄어든다. 처음에는 냄비에 가득 차 보이지만 금세 숨이 죽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양이 많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콩나물 1봉지는 보통 2~3명이 먹기 알맞은 양이다.
콩나물찜 맛은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에서 나온다. 콩나물이 너무 무르면 찜 요리의 재미가 사라진다. 양념이 묽으면 콩나물국처럼 흘러내린다. 그래서 콩나물을 오래 끓이지 않고, 전분물을 조금씩 넣어 양념이 콩나물 표면에 붙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콩나물 물기 빼고 채소는 큼직하게 준비
먼저 콩나물 1봉지는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는다. 콩나물 머리와 꼬리는 모두 떼지 않아도 된다. 무른 부분이나 껍질만 걷어내면 된다. 씻은 콩나물은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뺀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조리하는 동안 양념이 묽어지고 간이 약해진다.
대파 1대는 길게 반으로 가른 뒤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썬다. 너무 잘게 썰면 익는 동안 금방 숨이 죽고 향도 약해진다. 큼직하게 썰어야 콩나물 사이에서 씹는 맛이 남는다. 양파 1/4개는 얇게 채 썬다. 양파는 단맛을 더하지만 많이 넣으면 양념 맛이 흐려질 수 있다.
고추장 3큰술로 만드는 양념장
양념장은 한 그릇에 미리 섞어둔다. 고추장 3큰술, 진간장 3큰술, 설탕 2큰술, 맛술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굵은 고춧가루 2큰술을 넣고 고루 섞는다. 밥숟가락 기준으로 계량하면 된다. 집에서 쓰는 숟가락 크기가 조금씩 달라도 큰 차이는 없다.
고추장은 양념의 진한 맛을 만든다. 진간장은 짠맛을 잡아준다. 설탕은 매운맛을 부드럽게 만들고, 맛술은 콩나물 풋내를 줄인다. 다진 마늘 2큰술은 콩나물찜에 힘 있는 맛을 더한다. 굵은 고춧가루 2큰술은 색과 질감을 살린다.
고운 고춧가루만 쓰면 색은 빨갛지만 찜 요리다운 느낌이 덜하다. 굵은 고춧가루가 들어가면 양념이 콩나물 표면에 더 잘 붙는다. 조리 전에 양념장을 10분 정도 두면 고춧가루가 불어 색이 짙어진다. 시간이 없을 때는 바로 넣어도 된다.
물 1컵으로 시작하는 조리법
냄비에 물 1컵을 붓고 끓인다. 물은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다. 콩나물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을 넉넉히 붓고 시작하면 양념을 넣은 뒤에도 국물이 많아져 찜보다 국물 요리에 가까워진다. 콩나물찜은 물 1컵이면 충분하다.
물이 바글바글 끓으면 콩나물과 양파를 넣는다. 물이 끓기 전에 콩나물을 넣으면 풋내가 날 수 있다. 처음에는 콩나물이 냄비 위로 수북하게 올라온다. 억지로 누르지 말고 중강불에서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면 콩나물 숨이 죽으며 부피가 줄어든다.
콩나물이 반 정도 가라앉고 줄기 끝이 살짝 투명해지면 양념장을 넣는다. 양념장을 넣은 뒤에는 국자로 세게 뒤적이지 않는다. 콩나물 줄기가 끊어지면 완성 후 식감이 떨어진다. 젓가락이나 집게로 아래쪽 국물을 위로 끌어올리듯 섞는다.
양념이 냄비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가장자리도 한 번씩 긁어준다. 양념이 끓어오르면 썰어둔 대파를 넣는다. 대파는 처음부터 넣지 않는 편이 낫다. 양념이 끓기 시작한 뒤 넣어야 향과 씹는 맛이 남는다. 청양고추를 넣는다면 이때 함께 넣으면 된다.
전분물은 한 번에 붓지 않는다
콩나물찜의 걸쭉한 농도는 전분물에서 나온다. 감자전분 1/2큰술에 물 1큰술을 넣고 잘 풀어둔다. 전분가루는 금방 바닥에 가라앉기 때문에 넣기 직전에 다시 저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냄비에 들어가는 전분 양이 고르지 않아 덩어리가 생길 수 있다.
끓고 있는 콩나물찜 위에 전분물을 조금씩 나눠 넣는다. 한 번에 붓지 않는 것이 좋다. 전분물이 뜨거운 양념에 닿는 순간 빠르게 굳기 때문이다. 원을 그리듯 조금씩 넣고, 젓가락으로 살살 섞으면 양념이 자연스럽게 걸쭉해진다.
전분물을 넣은 뒤에는 오래 끓이지 않는다. 묽었던 국물이 콩나물 표면에 붙기 시작하면 바로 마무리할 준비를 한다. 원하는 농도가 잡히면 불을 끈다. 불을 오래 켜두면 콩나물이 질겨지고 물이 더 나온다. 잔열만으로도 조리는 이어진다.
불을 끈 뒤 참기름 1큰술과 후춧가루를 넣는다. 참기름은 끓이는 중에 넣지 않는다. 뜨거운 불 위에서 오래 익히면 향이 약해진다. 마지막에 넣고 가볍게 버무리면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접시에 담은 뒤 통깨를 뿌리면 빨간 양념 위로 고소한 향이 더해진다.
남은 양념은 볶음밥으로 이어진다
콩나물찜은 만든 직후 먹을 때 가장 맛있다. 시간이 지나면 콩나물에서 물이 계속 나온다. 처음에는 걸쭉했던 양념도 점점 묽어진다. 손님상에 올릴 때는 미리 끓여두기보다 재료 손질과 양념장 준비만 먼저 해두고, 먹기 직전에 조리하는 편이 낫다.
집에 냉동 해물이 있다면 콩나물과 함께 넣어 해물 콩나물찜처럼 만들 수 있다. 오만둥이, 미더덕, 새우, 오징어가 잘 어울린다. 냉동 해물은 물이 많이 나오므로 해동한 뒤 물기를 빼야 한다. 해물을 넣을 때는 물 1컵보다 조금 줄이면 양념이 묽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남은 양념은 버리지 않는다. 팬에 밥을 넣고 남은 양념과 함께 볶으면 매콤한 볶음밥이 된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더하면 맛이 더 살아난다. 계란프라이를 올리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콩나물찜 양념은 고추장과 마늘 향이 살아 있어 밥과 잘 맞는다.
콩나물찜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주재료: 콩나물 1봉지, 물 1컵, 대파 1대, 양파 1/4개
- 양념장: 고추장 3큰술, 설탕 2큰술, 굵은 고춧가루 2큰술, 맛술 2큰술, 진간장 3큰술, 다진 마늘 2큰술
- 전분물: 감자전분 1/2큰술, 물 1큰술
- 마무리: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약간, 통깨 약간
■ 만드는 순서
1. 콩나물은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대파는 길게 반으로 가른 뒤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썬다. 양파는 얇게 채 썬다.
3. 고추장 3큰술, 설탕 2큰술, 굵은 고춧가루 2큰술, 맛술 2큰술, 진간장 3큰술, 다진 마늘 2큰술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냄비에 물 1컵을 붓고 끓인다.
5. 물이 끓으면 콩나물과 양파를 넣고 콩나물 숨이 반쯤 죽을 때까지 익힌다.
6. 준비한 양념장을 넣고 젓가락이나 집게로 살살 섞는다.
7. 양념이 끓어오르면 대파를 넣는다.
8. 감자전분 1/2큰술과 물 1큰술을 섞어 전분물을 만든 뒤 조금씩 부어가며 농도를 잡는다.
9. 양념이 콩나물에 걸쭉하게 붙으면 바로 불을 끈다.
10. 참기름 1큰술과 후춧가루를 넣고 가볍게 섞은 뒤 접시에 담아 통깨를 뿌린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밥숟가락 기준으로 계량하면 된다.
- 콩나물 1봉지는 보통 450~500g 정도라 한 냄비 분량으로 알맞다.
- 전분물은 한 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넣어야 덩어리가 생기지 않는다.
- 참기름은 불을 끈 뒤 넣어야 향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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