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콘텐츠, 속은 무너진다”...2025 한류백서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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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K콘텐츠, 속은 무너진다”...2025 한류백서의 경고

뉴스컬처 2026-05-12 13:17:18 신고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2025 한류백서’는 한류 산업이 외형 확장과 내부 균열을 동시에 겪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상 최대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산업 기반은 오히려 약화되는 ‘이중 구조’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우선 방송 분야는 화려한 성적표 뒤에 구조적 위기가 겹친다. '오징어 게임 시즌 2'와 '오징어 게임 시즌 3'가 비영어권 콘텐츠 1위를 연이어 차지했고, '폭싹 속았수다', '중증외상센터', '폭군의 셰프' 등도 글로벌 상위권에 안착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비영어권 콘텐츠 비중이 절반을 넘는 가운데 한국 콘텐츠 비중은 20%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수출 증가의 과실은 대형 제작사에 집중됐다. 지상파와 콘텐츠 제공 사업자의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고, 국내 방송 매출도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OTT 중심 유통 재편 속에서 기존 방송 생태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영화 산업 역시 ‘내수 부진, 해외 선전’이라는 상반된 흐름이 이어졌다. 국내 수익률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해외 매출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킹 오브 킹스'의 북미 진출과 '다시, 서울에서', 부'고니아' 등의 국제 협업 프로젝트가 성과를 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OTT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백서는 이를 두고 “감독 중심에서 ‘K-서사’ 중심으로 경쟁력이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류백서 표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한류백서 표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음악 분야에서는 케이팝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됐다. 다국적 그룹 캣츠아이(KATSEYE)의 등장과 ‘케이팝’이라는 장르의 재정의가 맞물리면서 산업 외연은 넓어졌지만, 음반 판매량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슈퍼팬’ 의존 구조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보다 넓은 소비층 확보가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공연 산업은 글로벌 성과와 구조적 과제가 동시에 부각됐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어워즈 6관왕을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고,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과 '워터밤'은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대중예술 중심의 매출 편중과 기초예술 취약성, 글로벌 유통을 이끌 인력 부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았다.

게임 산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유지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초기부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고, 'PUBG: 배틀그라운드'는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와 블루 아카이브' 등 서브컬처 게임의 약진은 ‘비주류의 주류화’라는 변화를 상징한다.

웹툰 분야는 수출 증가에도 플랫폼 영향력이 약화되는 역설이 나타났다.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 웹툰의 해외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월트 디즈니와의 협업 등 새로운 플랫폼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숏폼 도입 등 서비스 변화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소비재에서는 뷰티와 식품이 한류 확산을 견인했다. 한국 화장품은 미국 수입 시장 2위로 올라섰고, K-푸드는 라면과 소스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콘텐츠 노출이 소비로 이어지는 ‘콘텐츠-유통’ 연계 모델이 본격 작동하면서 일상 소비재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 역시 스타·인플루언서 협업을 통해 브랜드 서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박창식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은 “2025년은 한류의 성장성과 취약성이 동시에 확인된 해”라며 “향후 데이터 표준화와 생태계 분석을 고도화해 정책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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